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됐지만 수년째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는 서울 관악구 ‘강남아파트’의 구원투수로 서울투자운용이 나선다. 서울투자운용은 지난해 SH공사가 출자해 설립한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다.
23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강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오는 4월 총회를 열고 서울투자운용을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서울투자운용이 임대사업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악구 신림동 1644에 위치한 강남아파트는 준공(1974년)된 지 40년 이상 지났으며, 16년 전인 지난 2001년 이미 재난위험시설물(D급)로 지정돼 건축물로서의 수명을 다했다. 이에 2006년 1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같은 해 12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시공사가 선정됐다가 사업을 포기하는 일이 반복되고, 조합 내부의 갈등 등으로 사업 추진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강남아파트는 현재 전체 892가구 중 612가구가 이주하고, 280가구만 거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서울투자운용이 해결사로 나선다. 강남아파트는 작년 8월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 후보구역으로 지정됐고, 올해 1월 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실시했으나 서울투자운용이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1월 말 실시된 두 번째 입찰에서도 서울투자운용 홀로 응찰해 오는 4월 조합 총회를 통해 서울투자운용의 임대사업자 선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주택 운영 기간 중에는 사실상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업장”이라며 “민간사업자의 참여가 어렵다 보니 서울투자운용이 공익적 차원에서 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강남아파트는 재건축 후 1,124가구 규모로 다시 태어나게 되며, 이 중 서울투자운용이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기 위해 사들이는 물량은 207가구 정도 된다. 다만 향후 정비사업계획 변경 시 약 270가구로 늘어날 수 있다. 서울투자운용이 설립하는 임대주택리츠는 자기자본 230억원, 보증금 450억원, 대출 330억원 등 약 1,000억원 규모다.
조합과 서울투자운용은 오는 9월까지 사업변경인가를 마치고, 내년 8월 관리처분인가를 받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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