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대학 교수 A씨는 지난 2010년 태국에서 대마 씨앗을 몰래 들여와 아파트 베란다에서 재배하다가 지난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5년 동안 밀경작한 대마를 상습적으로 피웠다.
#전북 임실에 거주하는 B씨는 자신의 집 마당에서 지난해 5월부터 대마와 양귀비를 몰래 키우다 적발돼 최근 재판에 넘겨졌다.
마약 원료인 양귀비와 대마를 농촌 텃밭은 물론 도심 주택의 마당과 아파트 베란다 등에서 밀경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사법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양귀비·대마 밀경작 적발 건수는 2012년 390건, 2013년 416건, 2014년 472건, 2015년 909건, 2016년 1,050건 등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양귀비와 대마의 씨앗은 구하기 어렵지 않고 비교적 재배하기도 쉬워 다른 마약류에 비해 유통량이 많다.
특히 양귀비는 진통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농촌에서 노인들이 약으로 쓰기 위해 재배하기도 하고 일부 화초 애호가들이 관상용으로 키우다 적발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양귀비가 마약류에 해당해 무단으로 재배하는 것이 불법인 줄 모르고 경작하다 범법자가 되기도 한다.
양귀비는 마약 성분이 있는 것과 원예용(관상용)으로 구분된다. 마약 양귀비는 꽃대에 솜털이 없고 매끈하며 원예용 양귀비는 꽃대가 솜털로 덮여 있는 게 특징이다. 원예용 양귀비 재배는 불법이 아니지만 마약용과 구분하지 못해 마약 양귀비를 키우다 적발되면 처벌을 받는다.
양귀비와 대마의 밀경작 사례가 늘자 경찰은 이달부터 4개월간 강력한 단속을 벌일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양귀비 개화 및 대마 수확 시기에 맞춰 이달부터 7월 말까지 양귀비·대마 밀경작에 대한 특별 단속을 한다”면서 “농촌 텃밭과 도심 주택 마당, 아파트 베란다 등 은폐된 지역에서의 밀경작이 중점 단속 대상”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양귀비·대마 밀경작 특별 단속과 함께 마약류 투약자에 대한 특별자수기간도 운영하고 자수자는 처벌 수위를 낮춰주기로 했다.
경찰청은 1일부터 6월30일까지를 마약류 투약자 특별자수기간으로 정하고 자수자에 대해서는 교육·치료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이나 기소 시 치료감호 청구 조치를 할 방침이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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