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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이상호, 어둠 속에 묻혀있던 ‘김광석의 진실’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다

“간혹 이런 분들을 봬요. 노래는 나의 인생이고. 삶을 택할 것이냐 노래를 택할 것이냐. 그러면 가수입네 하면서 노래를 택할 것이다 하는데 저는 절대로 안 그럴 거에요. 제 생활을 택하죠”-김광석 사망 1년 전(1995) 인터뷰 “나에게 음악이란?”



실제로 메모광으로 알려진 김광석은 작사 작업 뿐만 아니라 일상의 일과 내적 심경을 일기 형태로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김광석이 정작 사망 당일에는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자살을 믿지 못하겠다는 세간의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상호 감독 /사진=BM컬쳐스




이상호 감독은 지난 2012년 tvN [백지연의 피플 INSIDE]에 출연해 김광석 변사사건에 대한 취재 배경을 밝히며 “김광석은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 믿는다. 사법적 공소시효는 끝났을지라도 언론에는 공소시효가 없다”며 김광석 타살의혹을 제기해 당시 언론의 주목을 이끌어 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오는 30일 개봉되는 ‘김광석’은 1996년 1월 6일 김광석 사망 이후, 20 여년이 지나도록 베일에 쌓여 있는 마지막 날의 치열한 흔적을 그의 음악 인생을 통해 본격적으로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영화 속에는 ‘누가 김광석의 자살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날카로운 추적과 팩트가 곳곳에 산재 돼 있다.

영화는 고인의 아내 서혜순씨, 타살 의혹을 제기해 온 형제와 어머니 등 가족, 법의학자와 프로파일러 등 전문가를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고 김광석의 아버지가 별세 전 남긴 육성 테이프도 만날 수 있고, 김광석이 생전에 남긴 비밀노트를 입수해 심리부검 전문가에게 분석을 의뢰한 결과 “방아쇠가 될 만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을 것”이라는 견해도 듣게 된다.

뜨거운 사랑을 노래한 요절가수 김광석에 대해 이상호 감독은 ‘영혼이 순수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그렇기에 이 감독은 ‘김광석 죽음에 관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물거품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간절한 마음을 내비쳤다.

영화 ‘김광석’ 포스터


가수 김광석 변사사건에 대한 20년 동안의 취재를 통해 완성한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 개봉을 앞둔 이상호 감독을 만났다.

Q. 영화 속에서, 이미 고인이 되신 김광석 어머니에게 죄스러운 마음이 크다고 말 하는 부분이 있다. 수 많은 관객, 그 중에서도 김광석 어머니에게 꼭 보여드리고 싶은 영화였나.

▶살아 생전에 진실을 밝히지 못해서 김광석 어머니, 아버님께 죄스러운 마음이 커요. 부천영화제 땐 ‘김광석과 김광석 부모님께 바친다’는 자막을 넣었는데 뺐어요. 이게 김광석 변사사건의 완결편이 아니니까요. 1퍼센트의 진실을 관객들과 찾기 위한 영화이니 만큼, 확실하게 범인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고 나서 그 때 부모님께 인사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Q. 내용이 민감한만큼 배급사를 찾기 힘들었다고 들었다. 지금의 ‘BM컬쳐스’ 배급사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었나?



▶ ‘BM컬쳐스’ (대표 강형주)가 씩씩한 배급사죠. 블랙리스트가 활기 칠 때 제 이름 석자를 듣고 돌아앉은 곳들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 배급사를 찾던 중 연락이 닿은 신생 배급사입니다. 영화 ‘47미터’ ‘어떤 하루’ 등을 배급한 회사입니다.

워낙 영화를 좋아하셨던 분들이 만든 제작사라 저와 같이 함께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되게 잘 해주셔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Q. ‘다이빙벨’에 이어 ‘김광석’, 이후 개봉 예정인 ‘대통령의 7시간’등 계속해서 고발 영화를 만들고 있다. 근원적인 이유가 있다면 ?

▶ 제가 원래 영화를 만들려고 했던 사람이 아니잖아요. 1995년 MBC 보도국 입사 후 [시사매거진 2580], [사실은], [카메라출동] [미디어비평]등 시사보도 프로그램에서 탐사전문기자로 활동했어요.

전 신문기자가 아니라 방송기자 출신입니다. 10분에서 20분 시사다큐를 계속 만들어 왔어요. 기본적으로 하던 작업이 영상작업인 점이 자연스럽게 영화로 절 이끈 이유도 있어요. 많이 부족하지만 다큐 영화를 만드는 것과 관련해 빠른 속도로 공부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점점 더 저널리즘이 매체나 형식에 국한 하지 않고 있어요. 기왕에 다큐에 입문하게 됐으니까 좀 더 저널리스트로서 영화를 통한 관객과의 교감을 시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그리고 대중들도 ‘군함도’ ‘덩케르트’ ‘박열’ ‘택시운전사’ 등 역사적 사실에 기반 한 영화에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저희 ‘김광석’ 만 해도 일반 시사회 표가 반나절만에 3천장이 나갔어요. 1천매 정도만 준비하면 되겠다 예상 했는데, 이렇게 빠른 속도로 표가 나가는 걸 보고 생각보다 영화를 보시고 싶어하시는 분이 많다라는 걸 실감했어요. 전국적으로 1만명 이상의 관객이 볼 수 있도록 시사를 진행 할 예정입니다. 극장만 허락하면 많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이빙벨’ 때 15개 극장밖에 잡히지 못했는데 그렇게는 되지 않겠죠.? 국민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도 많이 보셨으면 해요.

앞으로 영화 계획은 ‘대통령의 7시간’으로 관객과 만나는 것입니다. 아직은 편집 중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내고 싶었는데, 영화제가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어서 고민중입니다. 기자로서 다큐를 통한 의제 설정 하에 영화는 계속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이상호 감독 /사진=BM컬쳐스


Q. 방송기자로서 얼굴이 전국적으로 노출돼서 일까. 이상호 기자 겸 감독 개인을 바라보는 일부 시각을 따르면 ‘본인이 관심 받고 싶어한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 네티즌의 권리라는 측면에선 나쁘지 않다고 봐요. 자신이 어떤 사안을 인식하고 말할 권리, 그 점을 대단히 존중 해요. 다만 탐사고발 기자는 기본적으로 대중들이 관심 있는 부분을 파헤치거나 어둠 속에 묻혀있던 진실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서 대중들이 관심을 갖게 하는 게 기본이잖아요. 20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면서 계속 들었던 이야기 또한 바로 그것입니다.

본의 아니게 신문기자보다 방송기자는 방송에 출연해야 하니까, 동시에 기자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같이 비춰지는거죠. 그렇기에 더더욱 비판적으로 보실 수 있다고 봐요. 그런 부분에 대한 어떤 처신에 대한 문제는 항상 조심하고 있어요. 좀 더 신중하게 행동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Q. 만성 스트레스와 피로 누적으로 경미한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가 다시 회복했다고 들었다. 현재 건강은 괜찮은 편인가?



▶ 건강 관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계속 일 할려면 건강 관리 해야죠. 청춘이 아니니까.

Q. 기자로서, 감독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현재가 행복한가?



▶ 힘들 때도 물론 있죠. 힘든 것보다 좋아하는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하고 있는 걸 보면요. 저는 마지막까지 기자로서 늘 꿈꿔왔던 좋은 기자가 되는 게 소원이기 때문에 계속 하고 있어요. 전 절 감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큐라는 매체를 가지고 관객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 기자로 표현해주셨으며 좋겠어요.

기자 일 하는 걸 집에서도 좋아하셨어요. 부모님도 그렇고 아내도 지지해줬어요. 고발 기자인 걸 자랑스럽게 여겨주고 그래서 힘이 됐던 것 같아요. (평탄하게 살아갈 수 없는 고발 기자인 남편을 지지하던 아내 마음이 변하지는 않았나?)결혼 초반엔 지지해줬고, 덕분에 여기까지 왔어요. 지금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웃음) 이젠 살살 좀 하라는데 그건 (그렇게 할 수 없어서) 아내에겐 미안한 부분이죠.

지금 제 기분이 마치 검찰에 와 있는 기분입니다. ‘왜 그러셨나요?’란 질문에 답을 하고 있는 기분인걸요. 하하.

Q. 오는 30일 ‘김광석’ 영화 개봉을 앞두고, 어떤 생각들이 드나. 김광석 영화를 볼 관객들에게 전하는 말도 괜찮다.



▶ 김광석씨 관련해서 여러 증거와 자료를 수집하면서 느낀 점은 한마디로 ‘영혼이 순수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 분의 죽음에 관한 진실이 꼭 밝혀졌으면 해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제가 이렇게 같은 기자 앞에서 ‘감독입네’ 하고 인터뷰하는 자체도 송구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래요. 다르게 생각하면 이게 또 영화의 좋은 면인 것도 같아요. 방송 기자였다면, 기자를 만나서 한 주제에 대해 같이 이야기 할 기회가 많이 없잖아요. 기자를 만나서 영화에 대해 설명하고, 영화의 취지에 대해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게 행복하고 고맙게 생각해요.

김광석 영화를 볼 관객들 수준이 너무 높아져서 두려운 마음도 있죠. 그것보다 더 두려운 건 이번이 김광석 죽음에 관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텐데, 혹시나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요.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김광석 죽음을 둘러싼 현실과 압박)은 그렇지 않을수도 있으니까요.

여러모로 영화가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김광석을 추모하고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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