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도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18만가구가 입주할 3기 신도시 6곳을 추가로 지정했지만 앞으로 갈 길은 험난하다. 지난해 말 3기 신도시로 지정된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과천 과천 등은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주민설명회가 연기됐다. 고양과 부천뿐 아니라 2기 신도시인 파주 운정과 인천 검단 주민들의 거센 반발도 벌써부터 나오는 상황이다. 일단 정부는 내년부터 3기 신도시 토지수용을 시작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 정부 임기 내에 첫 삽을 뜰 수 있을지조차도 미지수다.
우선 먼저 지정된 3기 신도시는 주민 반발로 난관에 봉착했다.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등의 주민설명회가 지난달 말 열릴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의 요청으로 연기됐다. 경기도 과천에서는 주민설명회가 열렸지만 주민들이 단상을 점거하고 막아서 설명회가 무산됐다. 급기야 국토교통부는 과천지구의 주민설명회를 생략하고 공청회만 열기로 했다.
현재 3기 신도시 주민들은 ‘3기 신도시 전면 백지화 연합대책위원회(대책위)’를 구성해 반대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월에는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3월에는 청와대 앞에서 연합집회를 개최했다.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지구 역시 비슷한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지역에서 수용되는 토지를 보유한 주민 가운데 일부는 개발로 인한 이익이 크지 않고 장기간 거주한 곳을 떠날 수 있는 만큼 ‘결사반대’를 외칠 가능성이 높다. 대책위는 7일 추가 3기 신도시가 발표되자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 지역 주민들과 연대하기로 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추가 신도시 발표 직후여서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 지역에 아직 대책위가 구성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책위가 구성되는 대로 연대해 정부의 신도시 정책에 공동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더 거세진 2기 신도시의 반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특히 추가 신도시 지정으로 타격을 입는 파주 운정과 인천 검단 주민들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 운정신도시연합회 측은 “정부가 고양시에 3기 신도시를 공급하면 운정3지구 4만가구를 포함해 앞으로 분양예정인 아파트들은 미분양의 무덤이 될 것”이라며 “운정신도시가 제대로 된 자족기능을 갖추도록 광역교통을 마련하고 업무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 공청회를 거쳐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후에도 토지보상 등 해결해야 할 요소가 만만찮다. 이미 신도시 주민들은 보상금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공공택지로 지정되면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묶여 거래가 어려워지지만 인근 땅은 개발 호재로 지가가 크게 오른다”며 “인근 땅이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수용지역의 토지주들은 택지지구 선정 이전의 토지가격으로 보상을 받다 보니 상대적 박탈감이 생겨 반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대화로 풀 수 있다고 설명한다. 김규철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찬성하는 사람이 많고 토지수용에 일부 반대하는 사람이 있지만 해결할 수 있다”며 “2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도 대화로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