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조기 총선 개최안이 부결된 데 이어 9일(현지시간) 재투표에서도 부결 가능성이 높아지자 의회 정회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9일 오전 존슨 총리실은 이날 저녁 의사 일정 종료와 함께 영국 의회가 오는 10월14일까지 정회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영국 의회는 13일부터 3주간 휴회한 뒤 10월9일 다시 모일 예정이었으나 존슨 총리가 지난달 28일 개회를 10월14일로 미룬 데 이어 이날 정회 시점도 9일로 당겼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이에 대해 “수치스럽다(disgraceful)”고 말했다.
10월31일 브렉시트를 강행하려는 존슨 총리에 맞서 영국 의회는 브렉시트를 3개월 연기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존슨 총리는 10월 말 브렉시트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존슨 총리는 이날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의 양자회담 자리에서도 오는 10월18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합의를 이루고 싶다면서 10월 말 브렉시트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는 브렉시트 연기를 막기 위해 일종의 ‘사보타주(의도적인 태업)’ 카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지난 4일 하원을 통과한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안(EU법)’에 따라 총리가 EU에 브렉시트 시한 연장을 요청할 때 ‘10월31일 이후 절대 연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U가 시한 연장 요청을 거부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영국 내각의 한 소식통은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총리가 다른 서류를 보내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이것이 ‘합법적인’ 방안임을 시사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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