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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LG디스플레이의 후회가 안 보이는 정치권

고병기 산업부기자





“2년만 더 빨랐더라면….”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LG디스플레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8년간 수장을 맡았던 한상범 부회장이 전격적으로 물러난 데 이어 최소 수 천명 이상이 희망퇴직으로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의 저가공세에 수익성이 악화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정리는 속도를 내고 있고 미래 먹거리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까지 효율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단 살아남기 위해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말은 다소 허무하게 들린다. LG디스플레이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LCD를 조금만 더 일찍 정리하고 OLED 전환에 속도를 냈다면 지금과 같은 큰 출혈은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LG디스플레이가 이번에 엔지니어 출신이 아닌 재무통을 수장에 앉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제 더 이상 잘못된 판단을 하거나 변화를 지체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만의 문제는 아니다. 자동차와 조선·철강·기계 등 한국의 주력 산업들이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를 겪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은 갈수록 거세지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말처럼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지정학적 위기까지 기업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지체했다가는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른다. 기업인들의 엄살이 아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최근 더불어민주당 워크숍에서 “4년 전 삼성의 경고가 엄살이 아니다. 과거 경쟁력 있던 경제 분야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력 산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과 신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렇듯 한국 경제가 백척간두에 놓인 상황이지만 정치권에서는 경제가 보이지 않는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정쟁에 함몰돼 있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요즘 우리 경제는 버려지고 잊혀진 자식”이라며 정치권을 향해 작심하고 쓴소리를 내뱉었을 정도다. 정치권은 LG디스플레이의 후회가 보이지 않는 것일까. 일자리를 잃게 된 노동자들의 눈물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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