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의 호텔’이라고 불리는 아시아나항공(020560)의 A380의 엔진테스트 도중 화재가 발생해 2시간 넘게 이륙이 지연되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후 2시40분 미국 로스엔젤레스(LA)로 출발 예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의 A380에서 엔진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이륙 전 점검에서 엔진 결함이 발견돼 50분 가량 수리를 한 후 테스트를 실시하던 도중 불꽃이 튀며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승객들은 이륙이 2시간40분 지연돼 불편을 겪었다. 아시아나항공은 동일 기종으로 비행기를 변경해 투입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결함이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기체 결함으로 인한 출발 지연이나 결항이 8건 이상 발생했다. 지난 9월 방콕에서는 이번 화재가 난 기체인 A380과 같은 비행기에서 공기압 계통에 이상이 발견돼 하루 이상 지연됐고, 지난 5월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항공기 B777이 출발 직전 타이어 손상이 발견됐다. 전날 대법원은 아시아나항공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착륙사고 이후 정부가 내린 ‘노선 45일 운항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을 원심확정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6개월 내에 인천-샌프란시스코 직항노선 운항을 45일간 중단해야 한다. 운행 중단으로 예상되는 피해액은 11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잇단 항공기 결함 문제는 유동성 위기와도 무관치 않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87대 중 20대가 20년 이상 된 노후 항공기로 전체 항공사들 중 비중이 가장 높다. 아시아나항공은 노후 항공기를 새로운 항공기로 교체를 해야 하지만, 수 년 간 재무구조가 악화되며 교체 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잇단 기체결함 사고는 현재 진행 중인 매각작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인수 후보들은 항공기 교체 비용과 잇단 사고로 인한 브랜드 가치 손실도 잠재적인 리스크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손실도 조만간 현실화 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사고가 많이 나 보험료가 비쌀 뿐 아니라 손해율도 높아 보험회사들도 기피할 정도”라며 “순탄한 매각을 떠나 승객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정부를 비롯해 관계기관들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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