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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산업생산, 통계작성 이래 최저

[통계청 '산업활동동향']

설비투자도 10년來 최악 수준

제조업 평균가동률 72.9%로

지난달 경기지표는 상승했지만

신종 코로나 악재로 꺾일 수도





지난해 산업생산 증가율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 2000년 이래 역대 최저를 나타냈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1998년 국제통화기금(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설비투자도 10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활력 저하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비록 지난해 12월 생산·소비·투자지표가 두 달째 ‘트리플 증가’를 기록하고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가 35개월 만에 동시 상승해 경기 반등의 조짐이 보인다고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대형 악재로 인해 당장 올 1월부터 고스란히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산업생산, 2000년 이후 최저=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전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이는 제조업 등 광공업생산 부진에서 비롯됐다. 광공업생산은 전자부품과 기계장비 감소로 전년 대비 0.7% 줄어 1998년(-6.4%)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생산능력 대비 생산량 수준을 보여주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0.6%포인트 하락한 72.9%로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67.5%)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부진은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설비투자는 기계류(-8.8%), 운송장비(-4.1%) 부진으로 전년 대비 7.6% 감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9.6%)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2018년(-3.5%)에 이어 2년째 감소세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 공사 실적이 줄어들면서 전년보다 6.7% 감소했다. 감소폭은 2008년(-8.1%) 이후 최대다. 그나마 지난해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은 전년보다 2.4% 늘었다.



이처럼 지난해 생산·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IMF 외환위기 및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후퇴한 것은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 52시간제 확산 등 노동비용 증가에다 대외여건 악화가 겹쳐 제조업 활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제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규제완화를 해야 하는데 정부 정책은 반대로 갔다”며 “구조적 문제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신종 코로나에 반등 쉽지 않아=다만 지난해 12월 지표는 생산·소비·투자 모두 전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트리플 증가했다. 전월보다 전산업생산은 1.4%, 설비투자는 10.9% 늘었다. 소비(소매판매)도 승용차 및 가전제품 판매가 늘어난 덕에 0.3% 증가했다. 또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상승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기개선의 신호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악재로 인해 경기 반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국내 완성차 업계의 생산 차질이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재고가 줄고 있어 제조업 가동률은 개선될 수 있으나 신종 코로나로 인해 바닥에서 올라가려는 모멘텀이 망가질 수 있다”며 “확산에 따른 경제 여파가 1·4분기 가장 큰 이슈”라고 말했다.
/세종=황정원·조지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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