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3중대를 표방한 열린민주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10%를 훌쩍 넘기면서 개정 선거법으로 비례의석을 늘려 약진을 기대했던 군소정당들이 직격탄을 맞을 위기다. 특히 정의당은 정당득표율에 연동한 비례의석을 늘리기 위해 선거법 개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했지만 21대 국회에서 의석수가 반 토막 날 상황에 처했다.
서울경제신문이 26일 TBS 의뢰로 지난 23~2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18명, 지난 21~23일 쿠키뉴스와 조원C&I가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기반해 분석한 결과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의석을 각각 3석 배정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정선거법은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되는 병립형 비례대표제(17석)에 더해 의원정수(300석)에 득표율을 곱하고 지역구 의석을 뺀 절반을 가져가는 준연동형비례대표제(30석)이 포함됐다.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등 4+1 협의체는 당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의 반대에도 강행 처리했다. 법이 통과되자 정의당이 비례의석을 10석 가량 차지할 전망이 쏟아졌다. 안철수 대표가 복귀한 국민의당도 이를 위해 비례대표만을 내기로 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이어 4+1에 동참했던 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에 이어 친정권 인사들이 열린민주당까지 만들자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궁지에 몰리고 있다.
이날 리얼미터가 낸 비례정당 지지율은 미래한국당 28%, 더불어시민당 28.9%, 열린민주당 11.6%, 정의당이 5.4%, 국민의당은 4.9%다. 총 47석의 비례의석 중 미래한국당이 16석, 더불어시민당이 17석, 열린민주당이 8석으로 정의당과 국민의당(각 3석)을 가져간다. 조원C&I의 여론조사에 기반해도 미래한국당이 18석, 더불어시민당이 15석, 열린민주당이 8석, 정의당과 국민의당이 각 3석이다. 선거법 개정에 적극 동참했던 현 민생당은 지지율이 낮아 아예 비례의석을 받을 기준(득표율 3%·지역구 5석 이상)에도 못 미치고 있다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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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민주당 3중대로 불리는 열린민주당이 등장하면서 그나마 줄었던 비례의석이 각각 1~2석씩 줄게 됐다. 반면 민주당 계열의 비례정당은 최대 25석까지 비례의석이 늘었다.
민주당계열의 비례 위성정당이 더 많아지자 되레 위성정당을 최초에 띄웠던 통합당이 되레 꼬집었다. 황교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이날 “비례정당은 절대 만들지 않을 거라 약속했던 민주당에 또 다시 뒤통수를 맞은 정의당은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파괴한 공범일 뿐”이라며 “더 이상 대한민국에 정의당이 설 자리는 없다”고 논평했다.
이 때문에 군소정당들은 맹비판에 나섰다. 김종민 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역사상 최악의 불법 선거를 조장하는 선거”라고 성토했다. 주이삭 국민의당 부대변인은 “(거대 양당의) 중대한 착각과 오만을 (국민들이)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TBS와 리얼미터의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만 8,697명을 접촉해(무선 80%·유선 20%) 최종 1,518명(응답률 5.3%)을 대상을 실시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다.
쿠키뉴스와 조원C&I가 공동으로 지난 21~23일 실시한 여론조사는 만 18세 이상 유권자 3만 753명을 접촉해(무선 88%·유선 12%) 최종 1,000명(응답률 3.3%)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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