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후원금 유용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이같은 의혹을 폭로한 이용수 할머니를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과한 것과 관련, “민주당 혹은 윤미향 측에서 언론플레이를 했다”고 날선 비판을 내놨다.
진 전 교수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을 용서한 적 없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리면서 “아마도 이 할머니를 설득해 억지 화해 시킨 후, 이를 계기로 윤미향 사수의 전선을 구축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그런데 잘 안된 모양이다”라면서 “하지만 (언론) 보도를 보라. 이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용서했다’죠? 무더기로 오보를 낸 셈”이라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과연 그 말이 믿을 만한지 이 할머니에게 다시 확인했어야 했다”면서 “어쨌든 언론을 통해 세계를 날조하는 저들의 방식이 또 한 번 드러났다”라고 날을 세웠다.
또한 진 전 교수는 “어느 단체, 어느 조직에나 비리는 있을 수 있다. 구조적으로 허용된 곳에선 크건 작건 비리가 존재하기 마련”이라고 전제한 뒤 “문제는 비리 혹은 비리 의혹이 발생했을 때 그걸 처리하는 방식이다. 아무리 큰 비리라도 모든 것을 숨김없이 공개하고 깨끗하게 처리하면, 그 조직은 외려 신뢰를 받는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반면 아무리 작은 비리라도 그것을 은폐하고 변명하고 두둔할 경우, 그 조직은 신뢰를 잃게 된다”라고 쏘아붙였다.
진 전 교수는 덧붙여 “위안부 할머니들의 운동은, 그것을 지지하고 지원해온 국내외의 수많은 시민들의 신뢰 위에서만 가능하다”면서 “여든 야든 협소한 당리당략을 떠나, 진정으로 이 운동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공당이라면 윤미향의 누추한 변명이 아니라, 할머니의 한 맺힌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윤미향을 청산하지 않는 한 위안부 운동의 도덕성에 생긴 상처는 절대로 치유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 19일 대구 중구 모처에서 이 할머니와 만난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이날 정의연의 활동 방식과 기부금 운용 등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이 할머니를 직접 만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화해설’이 나왔지만 이 할머니는 “용서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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