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말 개최를 추진하던 주요7개국(G7) 정상회의를 오는 9월께로 연기하면서 한국 등 4개국을 추가로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음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확대 G7 정상회의에서 중국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조로 치닫는 미중 갈등 속 한국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현재의 G7 형식은 매우 구식의 국가 그룹이라면서 한국과 호주·러시아·인도도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것(G7 정상회의)을 연기하려고 한다”며 “G7이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적절히 대표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앨리사 파라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통적 동맹국을 비롯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향받은 국가들과 중국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G7 정상회의 초청과 관련해 “앞으로 미국과 협의해나가야 할 문제이며 사전 논의는 없었다”며 말을 아꼈다.
올해 G7 의장국인 미국은 당초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려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를 이유로 화상회의로 대체했다. 그러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말 워싱턴에서 오프라인 회의를 추진했으나 독일·캐나다 등에서 불참 의사를 밝혀 개최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처리 강행에 대한 보복조치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홍콩의 자치권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며 “따라서 나는 홍콩의 특별대우를 제공하는 정책적 면제 제거를 위한 절차를 시작하도록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윤홍우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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