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여정이 남북 연락선 차단을 넘어 군사행동까지 나설 것을 강하게 시사한 가운데 남측을 비방하는 북한 매체의 비난 표현이 갈수록 저열해지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다 보는 매체에서도 욕설을 서슴지 않고 쓰는 등 모욕적 언사가 도를 넘는 분위기다.
북한은 14일 전국의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 ‘인민의 징벌은 막지 못한다’는 제목의 정론을 싣고 김여정이 강조한 ‘(남측에 대한) 연속적이고 철저한 보복’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쪽 동네에서 아직도 숨이 붙어 어정거리는 똥개들과 무맥한 당국의 허수아비들이 우리에게서 그 무슨 관용이나 자비를 바란다는 것은 지심 깊이에서 솟구쳐오르는 화산의 분출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불가능한 일로 되였다”며 “감히 어디다 대고 삿대질을 하며 개XX을 부린단 말인가”라고 일갈했다. 신문은 “못된 버릇은 뒈져야만 고칠수 있듯이 신성한 우리의 최고존엄을 헐뜯은 천하의 무뢰한, 쓰레기들을 이 세상에서 영원히 매장해버리고 그 악의 근원까지도 깨끗이 들어내야 한다는것은 우리 인민이 내린 최후의 준엄한 선고”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남측에 대해서 사실상 욕설에 해당하는 모욕적 표현을 쓴 건 이뿐만이 아니다. 김여정을 필두로 탈북자들을 ‘쓰레기’로 표현한 것은 이제 애교일 정도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지난 13일 오수봉 옥류관 주방장의 발언을 빌어 문 대통령 등을 겨냥해 국수를 ‘처먹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오 주방장은 “평양에 와서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전혀 한 일도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9월19일 평양 방문 당시 옥류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오찬을 한 바 있다. 당시엔 문 대통령 외에도 특별수행원으로 따라온 여야 3당 대표와 재계 수장들도 옥류관에서 밥을 먹었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이 지난해 8월 문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두고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고 비난한 것은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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