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 형식으로 치르는 것을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동의인 55만명을 넘긴 가운데 자유한국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자진(自盡)한 전직 시장은 무슨 근거로 서울특별시장(葬)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날을 세웠다.
12일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는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이 있어서 국장도 하고 사후 예우도 했다”면서 노 전 대통령과 박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신의 과오를 죽음으로 사죄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를 미화하거나 그 뜻을 이어 받는다는 말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진한 죽음을 두고 양 진영이 갈라져 서로 다투는 모습은 아무래도 그건 아니”라며 “조용히 고인의 유지대로 화장을 하고 끝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참 이상한 나라가 되어간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13일 오전 9시30분 기준 55만9,966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언론에서 국민이 지켜봐야 하느냐. 대체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건가”라면서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김모씨 등 시민 227명은 지난 12일 서울시를 상대로 박 시장의 서울특별시장(葬) 집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가처분신청을 각하했다. 그러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이를 재신청했다.
가세연은 서울행정법원이 12일 서울시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각하 하자 곧바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재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 강 변호사는 “각하는 가처분 신청 자체가 기본적인 절대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소송 자격이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한 뒤 “(코로나19에 따른) 자신들이 발령한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했고, 성범죄자로 자살한 사람을 5일장을 치러주는 게 말이 되냐? 서울시에서 10억을 들여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변호사는 이어 “서울시공무원은 노조도 없냐”며 쏘아붙인 뒤 “서울시 공무원이자 서울시장의 비서가 몇 년 간 성추행을 당하다 고소를 해서 그것 때문에 자살했는데…”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김세의 전 MBC 기자는 “기각이 아닌 각하기 때문에 나중엔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법원이 서류 하나가 미비하다며 각하 처분했는데 그 서류를 보완해 재신청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김 전 기자는 “어제(11일)도 오후 8시에 가까이 신청했더니 법원이 밤 11시에 심리기일을 잡았다”면서 “우리가 밤 11시 이전에 신청할 테니 법원이 내일 오전에 중에 꼭 심리기일을 잡아주길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