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적인 강풍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가 27일 새벽 서해안을 통과하면서 서울 곳곳에서 시설피해가 잇따랐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서울 전역에서 태풍 피해 신고 20여건이 접수됐다. 곳곳에서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간판이 떨어지는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앞서 서초구 서초동에서는 오전 1시22분께 나뭇가지가 변압기로 넘어가 주변 24가구가 정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은 한전 관계자와 소방인력이 퓨즈를 교체해 전기 공급은 2시15분께부터 정상화됐다.
동대문구 청량리동에서는 오전 3시 22분께 가로수가 쓰러져 차량 2대가 망가졌다. 이어 오전 4시58분께 강남구 신사동에서도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지나가던 오토바이를 덮쳐 운전자가 경상을 입었다. 4시 16분께는 구로구 구로동에서도 도로변 가로수가 넘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인력이 출동해 현장을 수습했다.
주택 피해도 잇따랐다. 오전 4시 30분께 양천구 신월동의 한 주택가에서 강풍으로 인해 옥탑 방수패널이 무너지고 방범창이 깨졌다. 이 사고로 집안에 있던 주민 1명이 손을 다쳐 현장에서 치료받았다. 5시 8분께 광진구 중곡동에서도 지붕 용마루가 강풍에 떨어지려 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인력이 현장에 출동했다.
태풍 바비는 오전 6시 기준 평양 남서쪽 약 100㎞ 부근에 상륙해 시속 45㎞의 속도로 북상 중이다. 중심기압은 965hPa, 최대 풍속은 초속 37m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번 태풍으로 공공시설 60곳과 사유시설 41곳이 피해를 입었다. 건물 외벽이 27곳으로 가장 많았고 가로수 23곳, 가로등·전신주 19곳, 간판 14곳 등으로 피해가 많았다. 중대본은 정확한 피해상황을 집계 중이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서울 서남·서북권에 태풍경보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은 강서구, 관악구, 양천구, 구로구, 동작구, 영등포구, 금천구(이상 서남권), 은평구, 마포구, 서대문구, 용산구, 종로구, 중구(이상 서북권)다. 서울 동남·동북권에 내려졌던 태풍주의보는 앞서 해제됐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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