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최근 언론 인터뷰로 정부·여당 정책에 반기를 든, 또 다른 ‘잠룡’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정치인 같다. 적절치 않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정 총리는 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제가 지휘하거나 감독하진 않지만 검찰도 행정부 일원인데, 행정부에서 국민을 불편하게 한 데 대해 송구한 마음”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올 1월14일에도 총리 취임 1주년을 맞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바 있다. 한 달 반만에 같은 방송에 또 나온 것이다. 당시에는 여권의 ‘잠룡’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띄웠던 ‘코로나19 이익공유제’와 관련해 “갈등 요인이 될 수도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정 총리는 이날 방송에서 “우리 윤 총장은 행정 책임자, 검찰총장 아니냐”며 "행정과 정치는 분명히 문화도 다르고 그것을 실행하는 방법이나 내용도 달라야 되는데, (윤 총장의 발언은) 마치 정치인이지 그냥 평범한 행정가나 공직자 같지가 않다"고 비판했다. 윤 총장의 전날 국민일보 등과의 인터뷰 내용을 겨냥한 비판이었다.
윤 총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추진 등을 두고 “지금 추진되는 입법은 검찰 해체”라며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법치를 말살하는 것이고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어떤 일을 맡든 늘 직을 걸고 해 왔지 직을 위해 타협한 적은 없다”며 “직을 걸고 막을 수 있다면야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총장의 작심 발언에 일각에서는 그가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정치 행보를 본격화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정 총리는 “국회는 어떤 입법을 할 때 정부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총장은 국회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옳다”며 “어제도 일간지 두 군데에다가 말씀하셨더라. 저는 이게 행정가의 태도인가 (의문스럽다),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또 “수사와 기소는 분리되는 것이 인권 보호에 유리하다”며 “대부분의 나라가 모양새가 어떻든지 간에 실질적으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한민국의 경우에 검찰이 현행 제도로 인권보호를 잘하고 국민을 제대로 섬겼으면 이런 저런 요구가 나올 이유가 없다”며 “지금까지 검찰이 어떻게 해왔는지는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이대로는 안되겠다, 검찰개혁하라’는 것이 다수의 요구”라고 꼬집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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