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열린 천안함 11주기 추모식에서 정치인들이 앞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순직 장병 유족과 생존 장병들은 뒤쪽 자리에 배치돼 논란이 일었다. 추모식 전 전사자 묘역에 설치된 조화가 당일 철거된 것을 두고도 비판이 제기됐다.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 전우회장 전준영씨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내년에는 정치인 단 한명도 참석하지 마세요. 참석하고 싶으면 맨 뒤에 앉으세요”라며 추모식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대대표가 조는 모습이 담긴 방송 화면 사진을 올렸다. 전씨는 “천안함 전우들은 맨 뒤에 앉았다”며 “앞자리는 전우들의 자리니 뺏지말라”고 말했다.
전씨는 29일에도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정치인이 자리에 앉아 있는 사진을 올렸다. 그는 “맨 앞자리를 유가족 및 참전 장병들에게 양보하는 위정자는 없다”며 “세 분은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55명의 용사(제2연평해전, 천안함, 연평도 포격 희생 장병)를 기억하기 위해 왔을까? 아니면 보궐선거 기간이라 왔을까?”라고 꼬집었다. 전씨는 그러면서 “우리는 병풍 같은 존재”라고 했다.
한편 대전현충원 서해수호용사 전사자 묘역에 놓인 조화가 철거된 것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26일 천안함 46용사묘역과 제2연평해전 전사자묘역,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에 문재인 대통령과 해군·해병대 명의의 조화가 놓였지만 당일에 수거됐다.
전씨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아침 일찍 유가족분에게 ‘준영아 이런 일은 처음이다. 하루만에 조화를 다 치울 수가 있니’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조화 철거 전후 사진을 올렸다. 누리꾼들은 "안타깝다. 영웅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그리도 못지켜주나요", "정말 못된 좌파정권인지 사람들인지 기막히다" 등의 댓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대전현충원은 행사가 끝나면 당일 화환을 수거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해명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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