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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아날로그 감성에 따뜻한 음색까지…제2 전성기 누리는 LP

■ 듣는 콘텐츠 전성시대

레트로 바람타고 '굿즈' 가치로 주목

MZ세대 주도로 지난해 판매 73%↑

한정판부터 과거 명반 재발매 잇따라

한 시민이 서울 종로구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에서 LP 판을 살펴보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LP는 중장년·노년층 이상의 전유물처럼 인식됐지만 2019년을 전후해 젊은 층에서도 LP를 찾는 수요가 많아졌다. /연합뉴스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듣는 것이 당연해진 시대, CD로 대표되는 실물 음반은 물론 다운로드 음원 파일조차 음악 감상 수단으로서 지위를 잃은 지 오래다. 하지만 몇 년 사이 위상이 높아진 음악 청취 수단이 있으니, 사라져가는 줄만 알았던 LP다. 지난 1960~1970년대에 전성기를 누린 후 1990년대 이후로는 발매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자취를 감췄다가 최근 소리 없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한정 발매되는 앨범마다 매진 사례를 빚고 ‘서울 레코드페어’ 등의 행사장에는 코로나 사태 직전까지만 해도 LP를 사려는 젊은 세대의 발길로 붐볐다. 부피가 크고 관리가 쉽지 않은데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레트로 트렌드의 유행으로 이른바 ‘굿즈’로서의 가치에 주목하는 MZ세대가 LP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흠집 하나 없이 깨끗한 디지털 매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날로그 매체 특유의 감성과 함께 따뜻한 음색과 감성도 LP의 인기를 뒷받침한다.

국내 LP 시장 규모를 집계하는 통계는 없지만 LP 판매량이 증가하는 흐름은 분명하다. 온라인 음반 판매 업체인 예스24는 자체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LP 판매량이 전년 대비 73.1% 증가했다. 특히 가요 분야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2.4% 급증했고 발매 LP도 34종 더 늘었다. 업계에서는 2019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LP가 거대한 트렌드를 형성했다고 평가한다. 국내 유일의 LP 제작사인 마장뮤직앤픽처스 관계자는 “지난해 한 해 주문량이 전년보다 세 배 넘게 증가했다”며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인기는 장르도, 연령대도 가리지 않는다. 아이돌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지난달 발매한 첫 솔로 싱글 ‘R’의 LP는 예약 판매로만 5만 장 넘게 소화됐다. 새 앨범을 낼 때 실물 음반 매체로 CD 대신 LP만 발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수 김현철은 지난해 디지털로 선보였던 미니 앨범(EP) ‘BRUSH’의 LP를 오는 23일 한정 발매하며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가수 정원영은 2월에 디지털로 발매한 정규 8집 ‘볕’을 6월 LP로 낸다.



과거 히트한 명반의 LP 재발매도 이어지고 있다. 밴드 델리스파이스의 1집 ‘Deli Spice’, 패닉의 1집, DJ D O C 5집 ‘THE LIFE… DOC BLUES 5%’ 등이 최근 한정판 LP로 나왔다. LP 정기 구독 서비스도 등장했다. ‘월간 바이닐’은 대중에게 잊힌 좋은 음악과 아티스트를 발굴해 월 1회 LP 음반을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현재 프로모션 펀딩이 진행되고 있다. 기성 아티스트의 정규 앨범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곡을 매월 새로운 주제로 묶은 편집 음반도 제작할 계획이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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