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오랜 사업 파트너이자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인 찰리 멍거가 역겹다는 표현을 써가며 비트코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간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던 멍거 부회장이 자신의 예상과는 달리 비트코인 상승세가 멈추지 않자 비트코인에 대한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멍거 부회장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버크셔해세워이 온라인 연례 주주총회에서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나는 비트코인 성공이 싫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트코인은 납치범이나 강탈범에게나 유용한 화폐이며 난데없이 뚝딱 만들어진 새로운 금융 상품”이라며 “그 빌어먹을 신개발품(비트코인)은 역겹고 문명의 이익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멍거는 비트코인이 극단적인 변동성을 갖고 있으며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을 오랫동안 비판해왔다고 CNBC는 전했다.
실제 그는 지난 2월 데일리저널 주총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테슬라의 기업 가치가 1조 달러에 달하는 것과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인 것 중 무엇이 더 광적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벼룩과 머릿니의 서열을 정할 수 없다”며 “뭐가 더 나쁜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멍거 부회장은 당시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너무 커 교환의 매개체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비트코인을 절대 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멍거 부회장이 비트코인 광풍에 잇따라 직격탄을 날리고 있음에도 올해 초 3만 달러였던 비트코인은 현재 6만 달러에 육박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치가 없다’며 암호화폐를 평가절하해왔던 버핏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는 비트코인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다만 비트코인에 대한 입장이 변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주총을 지켜보는 수십만 명이 비트코인을 갖고 있고 아마도 (비트코인에) 쇼트(매도) 입장을 가진 사람은 2명일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버핏이 비트코인 매도자로 2명을 콕 집은 것이 자신과 멍거를 지칭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버크셔해서웨이는 올해 1분기 117억 달러(약 13조 748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에는 497억 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투자 수익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70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했다.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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