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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방가·쓰레기에 코로나 공포까지…‘민폐 피서’에 신음하는 휴양지 주민들

제주 해변,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몸살

강원 양양에선 ‘노마스크 풀파티’ 알려져 눈총

비수도권 확진자 증가세 속 지역민 분노 커져

“휴가철 확산 막기 위한 추가 방역조치 절실”

지난 25일 ‘제주살이 제주도민 신대장’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제주시 이호테우 해변. 방문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해변 모래사장에 가득 차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25일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제주시 이호테우 해변의 아침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돗자리부터 페트병과 컵라면 용기까지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모래사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밤사이 폭풍이 휩쓸고 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제주시 이호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매일 아침 공공근로자 10여명이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두 시간가량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데 하루 평균 1톤 이상의 쓰레기를 수거한다”고 전했다. 결국 제주시는 다음 날인 26일부터 이호테우 해수욕장 내 음주와 취식을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발동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시작되면서 주요 휴양지 주민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피서객이 배출하는 쓰레기와 소음 피해에 코로나19 감염 공포까지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휴양지 중 한 곳인 제주도 도민은 휴가철을 맞아 피서객들이 몰려들면서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떨고 있다. 유명 관광지 등을 중심으로 야외에서 여럿이 모여 음식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피서객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제주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인 이호테우 해변의 경우 당국이 음주·취식을 금지했지만 인근 해변으로 피서객이 몰려드는 ‘풍선 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강호진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는 “지난달 비슷한 이유로 탑동광장을 폐쇄하자 이호테우 해변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며 “다른 해변으로 옮아가는 풍선 효과가 생길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7월 주말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첫 주 6만 8,495명에서 둘째 주 7만 3,766명, 셋째 주 7만 4,734명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거리 두기 3단계가 시행되고 첫 주말이었던 지난 25일 하루 방문객 3만 4,536명은 전년 동기보다 10.5%나 급증했다.

지난 21일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퍼진 강원도 양양의 한 카페 사진.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풀파티를 즐기고 있다./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또 다른 대표 휴양지인 강원도도 마찬가지다. 지난 20일 강원도 양양의 한 카페에서는 수십 명의 젊은 피서객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풀파티를 즐기는 모습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다. 양양군과 인근 속초시 주민들이 이용하는 한 인터넷 카페에는 ‘언제까지 관광객 때문에 주민들이 조심하고 살아야 하느냐’ ‘우리 주민들만 코로나로 힘든 것이냐’는 등 불만 섞인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양양군은 최근 확진자가 속출하자 거리 두기를 4단계로 긴급 격상했다. 서울과 인접한 인천 무의도 주민들도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인근 해양경찰 관계자는 “어민들이 이동해야 할 차로에 외부 관광객이 불법 주차를 하거나 갯벌 내 해루질 문제 등으로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 사이에 갈등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이 비수도권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피서객이 많이 몰리는 주요 휴양지에 대한 방역 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수준의 방역 대책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는 역부족”이라며 “비수도권의 경우 ‘거리 두기 3단계 플러스 알파’와 같은 추가 조치를 통해 휴가철 확산세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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