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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안믿다가 간 이식 수술까지 받은 美 의원 "백신 맞아라"

데이비드 버드 미 공화당 하원의원/AP연합뉴스




언론이 코로나19를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며 앞장서 비판하던 미국의 공화당 의원이 백신 접종을 촉구하고 나섰다. 코로나19에 감염돼 무려 8개월 동안 치료를 받은데다 장기 손상으로 간 이식 수술까지 받는 등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간) 더힐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테네시주에 지역구를 둔 63세의 데이비드 버드 공화당 하원 의원은 지난달 30일 "그것(코로나19)은 우리를 죽이고 싶어하는 질병"이라며 "코로나19는 실재하고 매우 위험하다"고 백신 접종을 촉구하는 장문의 성명을 발표했다.



버드 의원은 지난해 6월 주류 언론이 정치적 의제화를 위해 코로나19 보도를 선정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비판하는 결의안에 찬성할 정도로 코로나19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하원 본회의장에 있는 장면이 포착됐으며, 수십 명의 동료와 지역구의 한 식당에 열린 만찬에 참석하기도 했다.

문제는 지난해 11월 발생했다. 추수감사절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그는 이후 집중치료실에서 55일간 지냈으며 기도삽관까지 해야했다. 그는 "훌륭한 보살핌을 받았음에도 고통은 더 심해졌다"고 털어놨다. 집중치료실에서 벗어난 후에도 기억력과 근육은 물론 장기까지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결국 지난 6월에는 간 이식 수술까지 받아야만 했다. 버드 의원은 인공호흡기를 뗀 후에도 걷는 것은 물론 팔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바이러스가 폐와 장기를 침범했고 상황은 좋지 않아보였다"며 "아내와 가족들은 내 장례식을 계획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현실을 마주하면서 기적을 바랐다"고 털어놨다. 이어 "숨 한 번 쉬는 것이 고통 그 자체였다"며 "이것이 내가 세상을 보는 마지막일지 모른다고 깨닫는 순간은 두려움 그 이상이었다"고 덧붙였다.

버드 의원은 "이것(백신)은 우리를 갈라놓을 문제가 아니"라며 백신 접종을 강조했다. 이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대개 백신에 부정적이며, 접종률이 낮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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