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관련주로 쏠리고 있다. 리츠는 장기 보유에 따른 연 5~7% 높은 배당 수익을 노리는 종목으로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 위험 회피를 위한 투자 피난처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잔잔했던 주가마저 들썩이면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는 모양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코스피지수가 지정학적 리스크, 긴축 공포로 6.50% 급락한 가운데 리츠인프라·우선주 혼합지수는 3.12% 내리는 데 그쳤다. 개별 상장 종목들의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종가 기준 케이탑리츠(145270)는 지난 1월 최저점(1190원) 대비 27%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같은 기간 상장 리츠 시가총액 1위인 롯데리츠(330590)도 7%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미래에셋글로벌리츠(396690)와 신한서부티엔디리츠(404990)도 각각 7%, 5%대의 견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리츠 관련주들은 기본적으로 장기 보유에 따른 배당을 노리는 종목으로 안정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가가 떨어져도 배당을 일정하게 줘 오히려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은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증시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기준금리 인상 등 악재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 같은 방어 매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선진국 위주로 백신 효과가 나타나면서 상업용 부동산이 다시 기지개를 켜는 데다 코로나19 이후 물류센터 등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는 만큼 리츠가 안정적인 수익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과 연계돼 정기적인 현금 흐름이 창출되는 만큼 인플레이션을 이겨낼 대표적인 상품으로 거론된다.
리츠의 매력 중 하나는 안정적인 배당이다. 새해 들어 일본·호주·싱가포르 등 전반적인 글로벌 리츠 성적표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한국 리츠만큼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국내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5.8%로 글로벌 평균(3~4%대)을 크게 뛰어넘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리츠는 우량한 스폰서 기반한 임대 수익 안정성, 국토부의 엄격한 심사 및 인허가 절차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배상이 훼손되지 않고 상승해왔다”고 말했다.
리츠의 또 다른 매력은 낮은 진입 장벽이다. 부동산 자체가 아닌 리츠의 주식을 소유하는 구조여서 최소 수천만 원이 필요한 직접투자와 달리 단돈 몇 만 원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상장 리츠 성장세는 가파르다. 지난 2018년 말 5개에서 지난해만 5개가 신규 상장하며 18개가 됐다. 상장돼 있던 리츠들도 증자를 통한 자산 편입에 성공하며 평균 시가총액 4,500억 원 수준으로 대형화하는 추세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3년간 다양한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들이 상장됐고 증자와 자산 편입, 배당 성장과 같은 상장 리츠 시장의 성장 이벤트들이 발생하면 질적·양적 성장이 나타났다”며 “현재 상장 리츠들의 자산 편입 및 운용 계획과 신규 IPO 예정 리츠 규모를 고려할 때 한국 리츠의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