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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정체에…난감한 SKT 메타버스 '이프랜드'

AI·NFT 연계 'SKT 2.0' 중추 역할

출시 10개월 차에 이용자 제자리

올해 들어선 매달 감소세 이어져

제페토와 글로벌 경쟁 '먹구름'

SK스퀘어 투자사업에도 악영향





SK텔레콤이 미래 신사업으로 삼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가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시 10개월을 맞았음에도 이용자가 출시 초기 수준에 머물고 있는 탓이다. 올해 들어 메타버스 붐이 꺼지고 글로벌 출시가 연기되며 매달 사용자 감소를 겪는 형편이다. 이용자 확보가 지지부진하자 가상화폐·대체불가토큰(NFT) 등 메타버스와 연계할 계획인 신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이프랜드 월 실사용자(MAU, 안드로이드·iOS 통합)는 38만9320명에 그쳤다. 지난해 7월 정식 출시 당시 35만9954명에서 8.1% 늘어난 수치다. 이프랜드 MAU는 지난해 12월 53만 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올해 들어서는 매달 감소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 행사 등을 대거 개최해 접속자를 끌어 모았지만 연초들어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는 모습”이라며 “사실상 출시 시점에서 이용자가 크게 늘어나지 않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프랜드는 SK스퀘어과 분사 한 SK텔레콤의 핵심 사업이다. SK텔레콤은 5세대 이동통신(5G)을 발판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보급하고, 메타버스와 AI를 결합한 ‘아이버스(AI와 유니버스의 합성어)’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SK텔레콤 중간지주사이자 투자 전문회사인 SK스퀘어의 투자 행보도 메타버스를 기초로 한다. SK스퀘어는 분사 후 첫 투자 대상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과 가상인간 제작사 ‘온마인드’를 택했다. 아바타를 고도하는 작업과 함께 이프랜드 내 재화를 NFT화 해 가상화폐로 거래하고, 나아가 현실 경제와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프랜드가 성공하지 못하면 SK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 사업 전략 중추가 흔들리는 구조다.

이프랜드의 저조한 성적 배경으로는 ‘특색 없음’이 꼽힌다.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과 비교해 특별한 장점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메타버스 후발 주자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실제 지난해 메타버스 붐을 맞아 각사가 플랫폼을 선보였지만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서비스는 드물다. 네이버 제페토가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탓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 제페토가 시장에 자리 잡고 있어 비슷한 형태로는 기존 이용자들을 끌어 모을 수 없다”며 “‘가상현실’인 만큼 굳이 ‘대세’가 아닌 타 서비스에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는 탓”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지난해 목표로 하던 글로벌 출시가 연기된 점도 발목을 잡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이프랜드 내에서 간담회를 열고 연내 80여 개 국가 진출을 선언했지만 현재까지 출시는 이뤄지지 않았다. 2022년 내 80여 개 국가 출시 계획을 내놨지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이프랜드 해외 진출이 늦어지는 사이 제페토는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을 휩쓸고 있다. 제페토는 올 3월 기준 글로벌 누적 가입자 3억 명을 돌파했다. 2020년 2월 2억 명 돌파 후 2년 만의 성과다. 현재 제페토 글로벌 MAU는 2000만에 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웹툰 등 글로벌 서비스망이 갖춰져 있지만 SK텔레콤 사업은 국내에 머물러 있다”며 “해외 출시가 이뤄진다 해도 마케팅 역량에서 네이버와 경쟁에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고 했다.

"이프랜드 월 이용자는 21년 7월 기준 약 38만명으로 시작해, 연말 약 97만명, 3월 기준 135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 중"

SK텔레콤 관계자는 "외부 리서치 업체 데이터는 샘플링 데이터로 추정한 것으로 업체마다 30만에서 90만 등 3배 이상 차이가 발생한다"며 "SK텔레콤은 구글스튜디오로 분석한 데이터를 활용 중으로 B2B 등 일반 기업체 행사가 타 플랫폼에 비해 월등히 많다"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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