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초등생 조유나 양 가족에 대한 수색이 일주일 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자녀 살해 후 극단적 선택'일 가능성이 제일 크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지난 2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밀항 등 해외 도주를 염두에 둘 수 있지만, 그러려면 아이를 그렇게 짐짝처럼 만들어서는 어렵지 않을까. 초등학교 5학년이면 어린애가 아니지 않나"라면서 "밀항한다면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상태로 도주하는 게 훨씬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를 데리고 밀항하는 게 상상이 안 된다"며 "밀항한다는 건 빚을 많이 진 사람의 도주 가능성인데 빚을 진 본인(조양 아버지)만 도주하면 되는 것 아닌가. 도주할 생각이었으면 옆에 여러 명을 달고 가는 건 어렵지 않나"라고 짚었다.
이 교수는 '극단적 선택을 염두에 뒀다면 굳이 하루 숙박비가 40만원이 넘는 풀빌라에 머물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삶의) 마지막이면 금전적 비용은 중요하지 않지 않나. 아이에게는 여행이라고 얘기했고 거기에 적합한 모양새를 취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정도면 (여행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저항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아마 (딸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게 우선이지 않았나"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30일 이 가족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CCTV 영상에 따르면 조양 어머니 A씨는 축 늘어진 조양을 등에 업고 펜션을 나섰다. 아버지 B씨는 한 손에 비닐봉지를 든 채 바로 옆에서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있었다. 이후 부부는 조양을 승용차 뒷좌석에 태우고 어디론가 떠났다. 이 교수는 해당 영상을 두고 "보통 그 정도 나이의 아이면 (누군가) 업고 움직이면 깬다. (펜션 CCTV를 보면) 아이가 축 늘어져 있다. 수면제 등을 염두에 둘 만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교수는 범죄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희박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만약 뭔가 위험하다고 느꼈다면 완도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시 온 것을 보면 결국은 종착점이 거기(완도)라는 판단이 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오후 11시쯤 숙소 CCTV를 통해 마지막으로 포착된 이후 다음 날 오전 1시께 조양과 A씨의 휴대전화가 꺼졌고, 3시간 뒤인 오전 4시쯤 B씨의 휴대전화도 송곡 선착장에서 꺼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가족이 완도에 있는 동안 다른 지역으로 몇 차례 이동하며 완도를 드나들었던 사실이 추가 확인됐다. 지난 27일 M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완도군은 조양의 가족이 처음 완도에 들어온 지난달 23일부터 실종된 지난달 30일까지 모두 3차례 해남과 강진 방면으로 차량이 나갔다 들어온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실종 일주일 전부터 완도를 수차례 오간 것이다. 다만 이들이 어떤 목적으로 어디를 갔다 왔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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