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앞둔 김진욱(58·사법연수원 21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초대 공수처장으로서 후임자들이 일할 수 있는 인적, 물적, 규범적, 시스템적 기반을 마련하고 나간다"고 자평했다.
16일 김 처장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기자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김 처장은 "취임 한 달 만인 2021년 2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초대 처장으로서 중요한 과제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며 "제대로 일할 사람을 뽑아서 훈련하고, 청사 이전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수백개의 수사 규정을 만들고,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구축해서 연결했다"고 말했다.
수사력 논란·조직원 내홍 등의 비판에 대해서 김 처장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사실관계나 내부 사정을 잘 모르시지 않나. 나중에 역사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맡은) 사건 한 건 한 건이 민감하고 정치적 함의가 있는 사건이다. 교통사고, 폭력, 절도가 50∼60%를 차지하는 검찰청과 바로 대비할 수는 없다"며 "굉장한 중압감이 있고 수사 여건도 별로 좋지 않다. 그런 구조를 주목해달라"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타 기관과 협력을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어떤 기관이 새로 생겼을 때 법으로 '협력하라'고 규정돼 있지 않는 한 임의적·자발적으로 (타 기관과) 협력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며 "그런 면에서는 입법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공수처 폐지론자'이자 후보 시절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김태규(57·사법연수원 28기)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차기 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을 두고는 "제가 뭐라고 답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공수처의 우선순위는 독립성과·중립성이다. 후보추천위원회가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수처라는 새로운 제도가 사법 질서 안에서 잘 뿌리내리고, 정착하고, 작동하는 것이 우리나라 국익에 도움이 된다"며 "비판과 비난도 좋다. 감수하겠지만, 그럼에도 공수처라는 제도가 잘 뿌리내리고 작동할 수 있도록 큰 견지에서 봐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021년 1월 21일 취임한 김 처장은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는 20일 퇴임한다. 이임식은 오는 19일 오전 공수처 청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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