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완(사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이 차기 우리은행장에 낙점됐다. 후보군 가운데 가장 젊은 정 부행장이 발탁되면서 본격적인 세대교체와 조직 쇄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관련 불법 대출 여파로 조직이 풍파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를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316140)는 29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정 부행장을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자추위는 “현직 주요 경영진으로 경영 연속성을 지니고 있다”며 “정 후보는 대내외적으로 좋은 평판을 갖고 있으며 전문가 심층 인터뷰, 경영 계획 프레젠테이션(PT) 및 심층 면접에서도 호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문화 혁신 등 조직 쇄신과 기업금융 중심 영업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1968년생으로 이번 차기 은행장 후보군 6명 중에 가장 젊다. 심지어 지난해 선임된 조병규(1965년생) 행장보다도 세 살 젊다. KB국민은행 차기 행장에 낙점된 이환주(1964년생)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를 비롯해 현재 시중은행장들이 1963~1965년생인 만큼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인사라는 평가다. 자추위도 “조직 쇄신을 위한 젊은 ‘세대교체형 은행장’을 선임하는 데 방점을 두고 은행장 후보군 중 적임자를 찾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포항제철고등학교와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한일은행으로 입행해 종로3가지점장, 기관영업전략부장, 중소기업전략부장, 삼성동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 등을 거치며 일선 영업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통’으로 꼽힌다.
특히 중소기업금융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탁월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뛰어난 전략 마인드와 추진력을 보유한 인물로 평가된다. 정 후보는 중소기업그룹을 이끌며 우리은행의 공급망 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의 제휴사를 확대하고 어학 교육 콘텐츠 등을 다양화해 중소기업금융 부문 경쟁력을 확보한 주역이기도 하다.
정 후보는 손 전 회장의 불법 대출 수사로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변화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내정 소식이 알려진 직후 “최근 일련의 금융 사고로 실추된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의 전면적 혁신과 기업 문화의 재정비에 우선적 목표를 두겠다”며 “혁신형 조직개편, 성과 중심의 인사 쇄신을 통해 우리은행만의 핵심 경쟁력을 제고해 신뢰받는 우리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정 후보는)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는 모든 걸 바꿔야 한다고 자주 얘기할 정도로 변화에 적극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자추위 단독 추천을 받은 정 후보는 다음 달 중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자격 요건 및 적합성을 검증받은 후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돼 내년 1월부터 2년 임기의 공식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이날 은행장 추천을 시작으로 조만간 우리카드·우리금융캐피탈·우리자산신탁·우리금융에프앤아이·우리신용정보·우리펀드서비스 등 올 연말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6곳의 최고경영자(CEO) 선정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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