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살인자' 표현에 野 "내 편 아니면 적…김정은엔 한 마디도 안 해" 맹폭(종합)

  • 조예리 기자
  • 2020-11-05 16:39:32
  • 국회·정당·정책

문재인, 이낙연, 노영민, 살인자, 광화문, 집회, 코로나, 우한, 북한, 윤희숙, 성일종, 김은혜

노영민 '살인자' 표현에 野 '내 편 아니면 적…김정은엔 한 마디도 안 해' 맹폭(종합)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의 대통령비서실ㆍ국가안보실ㆍ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광화문 집회 주동자들을 ‘살인자’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 노 실장이 “살인자라는 표현은 과했던 것 같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음에도 이에 대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코로나 확산에도 (중국) 우한 하늘 길을 열고, 우리 국민을 총살·화형시킨 북한에는 살인자라 단 한 마디도 못하고 분노의 화살을 국민에 겨누는 정부”라면서 노 실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강한 문제제기에 나섰다.

5일 성일종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집회는 정책 실패와 대국민 약속 파기에 대한 저항으로 행사할 수 있는 당연한 (국민의) 권리”라며 “국민의 입과 발을 묶으려고 한 경찰의 대응을 문제 삼자 노 실장이 집회 주동자를 살인자라고 안하무인처럼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을 국민이 목도했다”고 맹공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질병관리본부의 50명 기준을 어기고 인파와 함께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해 정은경 본부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며 “그 행사를 주도한 사람도 살인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봉하마을을 찾아 수많은 사람을 만나며 이야기 나눈 것은 살인자 아닌가. 진짜 살인자인 (북한) 김정은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안 했다”며 “살인자란 표현은 이 정권 사람들이 국민을 대하는 오만과 교만을 보여준 명장면”이라고 쏘아붙였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비서실장 자격을 의심하게 하는 망언”이라며 “내 편 아니면 적이다.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은 필요치 않다는 섬뜩함마저 느껴진다”고 일갈했다. 이어 “내 편이 하면 의인, 네 편이 하면 살인인건가”라며 “노 실장은 답해야 한다. 국민이 살인자라는 말은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반영한 것인가”라고 강하게 물었다.

김 대변인은 “코로나 확산에도 (중국) 우한 하늘 길을 열고, 우리 국민을 총살·화형시킨 북한에는 살인자라 단 한 마디도 못하고 분노의 화살을 국민에 겨누는 정부”라며 “무너지는 자영업자·천정부지 집값·세금 폭탄 세례에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증오의 좌표를 국민에 찍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에 손가락질하기 전에 그 손가락을 스스로에게 겨누고 성찰하는 게 공직자의 당연한 도리”라며 “노 실장은 등 떠밀어 못 이겨 한 사과 대신 거취를 고민하라. 후안무치한 비서실장은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영민 '살인자' 표현에 野 '내 편 아니면 적…김정은엔 한 마디도 안 해' 맹폭(종합)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오승현기자

같은 당 윤희숙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어제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이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을 ‘살인자’로 칭했다”면서 “국가 방역정책에 대한 비협조로 비판의 여지가 많은 집회였지만, 우리 국민을 ‘살인자’로 치부했다는 것은 청와대가 ‘우리편과 적’으로 국민을 얼마나 철저히 구분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아울러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들이 전체 국민을 대표하는 척 할 필요도 못 느낄 만큼 권력 기반을 확신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을 가르고 저열한 손가락질을 주도하는 것을 자신들의 권력을 다지는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병욱 의원은 “대한민국 공무원이 북한군에 총살되도록 방치한 이 정부 주동자들이야말로 살인자 아닌가”라고 되물으며 “코로나 재확산은 광화문 집회 이전에 정부에서 여행 권장, 외식 권장한 탓이다. 감히 멀쩡한 국민을 살인자라니”라고 탄식했다.

한편 전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노 비서실장에게 광복절 집회 당시 경찰의 차벽 사진을 들어 보이며 “정부 입장에서 (집회를) 안 나왔으면 좋겠지마는 이미 나온 국민들까지 이렇게 가둬서 감염 위험도를 높여서야 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노 실장은 “지금 불법 집회 참석한 사람들을 옹호하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설전이 계속되는 와중에 “(광화문 집회 옹호하는 것은) 도둑놈을 옹호하는 것”이라는 민주당 의원의 말에 박 의원이 “불법 집회 한다고 국민이 도둑놈이냐”고 맞받아치자, 노 실장은 “도둑놈이 아니라 살인자입니다, 살인자. 이 집회 주동자들은!”이라고 고함을 질렀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쇄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