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덮친 ‘물폭탄‘
시간당 최대 100㎜ 비 쏟아져
충남 서산 284㎜ 기록적 폭우
행안부, 중대본 2단계로 격상
주말부턴 열대야·폭염 본격화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수도권에 전날부터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도로가 침수되고 시설물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1일 오후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대 150㎜ 안팎의 비가 더 올 전망이어서 인명 및 시설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이동하는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열대아와 폭염이 찾아올 것으로 예보했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시작된 집중호우가 이날 오후까지 서울·인천·경기와 강원 영서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시간당 50∼100㎜의 많은 비가 내렸다. 중부지방에 호우가 집중된 가운데 충남 서산은 이날 오전 5시까지 284㎜의 기록적인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0시30분을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고 풍수해 위기 경보는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발령했다. 이번 조치는 서울·인천·경기·강원·충남 지역에 호우 경보가 발표된 데 따른 것이다. 중대본은 관계 부처와 지자체에 비상근무체계를 강화하고 호우 대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을 요청했다.
밤새 집중된 호우로 수도권 곳곳에서 출근길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서울 동부간선도로는 오전 6시 43분부터 성수JC 방향 수락지하차도에서 성수JC 구간이 주변 중랑천 수위 상승으로 진출입이 중단됐다. 의정부 방향 성수JC에서 수락지하차도 구간도 본선이 전면 통제됐다. 서울 서부간선도로에서도 광명대교에서 서부간선요금소 구간이 오전 6시 2분부터 도로 침수로 전체 통제됐다.
경기 남부에서도 전날부터 새벽 사이 100㎜가 넘는 장맛비가 내려 도로 곳곳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밤사이 접수된 비 피해 신고는 33건으로 집계됐다. 성남시에서는 차량 1대, 부천시에서는 차량 2대가 침수돼 견인 조치됐다. 평택시에서는 주택 3채가 침수됐으며, 여주시와 평택시에서는 농경지가 침수됐다는 신고가 각각 1건과 2건 접수됐다. 한때 경기 남부 지역에서 도로 14개 구간의 통행이 통제됐다가 대부분 해제됐다.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0시 30분쯤 인천 계양구 서운동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서운분기점에서 차량 사고를 수습하던 30대 남성 운전자가 뒤따르던 차에 치여 숨졌다. 오전 8시 40분쯤에는 충남 공주시에서 강한 비에 주택 처마가 무너지면서 1명이 사망했다.
이번 비는 1일까지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 지방에 집중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 오전까지 수도권과 강원 내륙에 50~1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수도권 일부 지역에는 최고 150㎜의 많은 비가 쏟아진다.
충청 북부와 경북 북부는 20~70㎜, 강원 동해안과 남부지방, 제주도에는 5~40㎜가 내릴 전망이다. 오늘 오후부터 남부지방과 제주도의 빗줄기는 약해지지만 수도권과 강원 내륙 지역은 내일 오후까지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을 예정이다.
기상청은 주말인 2~3일에는 비가 그치겠지만 전국에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며 폭염과 열대야가 찾아올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다음주에는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다시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우진규 기상청 재해기상대응팀 예보분석관은 정례브리핑에서 “1일 강수량이 어제오늘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오는 것이어서 산사태나 지반 침하 등 위험이 커진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