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온열질환자 1000명 육박…정부, 공병대·닥터헬기 투입 총력전

■극한폭염에 ‘생존체험‘ 전락
韓총리 "끝까지 안전 확보" 지시
폭염 저감 시설 등에 60억 지원
온열질환 치료약 확보도 안간힘
군의관·간호사 90명 추가 투입
"주최측 준비부족·운영 미숙" 지적

  • 박신원 기자,김병준 기자,부안=박지훈 기자
  • 2023-08-03 17:52:07
  • 사회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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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온열질환자 1000명 육박…정부, 공병대·닥터헬기 투입 총력전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델타구역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전라북도 새만금에서 개막한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주최 측의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폭염 대비는 물론 물·의료 등 기본 인프라에서도 허점이 속속 드러나 ‘국가 망신’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급기야 정부는 공병대와 닥터헬기까지 투입해 총력전에 나서기로 했지만 잼버리가 막을 내리는 12일까지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청소년 대원들의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3일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밤에 진행된 개영식에서만 10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으며 하루 누적 온열질환자는 1000명 가까이 됐다. 여성가족부는 2일 기준 온열질환 발생이 207건에 달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번 대회는 세계 159개 나라에서 역대 대회 중 가장 많은 4만 3225명이 참가 신청을 완료했다. 아직 현장에 도착하지 않은 대원들도 있으나 여가부 측은 도착하지 않은 대원의 숫자를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잼버리가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 일대는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기록한 데다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까지 더해져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간척지의 특성상 그늘이 부족하고 최근 내린 폭우로 지반 사정도 좋지 않아 참가 대원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현지 상황이 악화하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잼버리 공동위원장인 김현숙 여가부 장관에게 “대회가 끝날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159개국, 4만 3000명의 안전을 확보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또 국방부에는 그늘막과 샤워장 등 편의 시설 보수와 증설을 위해 공병대를 지원하고 응급 상황 대응력 강화를 위해 군의관을 신속히 파견하라고 주문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김성호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을 잼버리 현장으로 급파해 안전관리 상황 점검에 나섰다. 행안부는 또 전북에 잼버리 행사 폭염 저감 시설 등 60억 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이기순 여가부 차관은 “폭염 상황에 따라 영내 과정 활동을 줄이고 영외 과정 활동을 확대하는 등 프로그램 운영을 탄력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잼버리 온열질환자 1000명 육박…정부, 공병대·닥터헬기 투입 총력전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델타구역에 그늘막이 깔려 있다. 연합뉴스

잼버리 조직위가 사전에 확보한 온열질환 치료 약품이 바닥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하는 요인이다. 노말셀라인(생리식염수), 하트만용액 등 열 탈진과 실신 환자에게 수분을 공급하는 약품이 모자란 상태다. 조직위는 전북도와 전북의사협회 등에 공문을 보내 뒤늦게 약품 확보를 요구했다. 전북도와 전북의사협회는 제약 회사 등에 온열질환 치료 약품 긴급 공수 협조를 요청했으나 공급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의사협회 관계자는 “제약 회사 등에 온열질환 치료 약품 긴급 공급을 요청했지만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면서 “급한대로 잼버리 협력 병원 등이 보유한 비상용 치료 약품 공급을 요청한 상태지만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차관도 “계속 비상 수급 중이며 최대한 빨리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활동 활성화를 목표로 한 행사지만 청소년 안전 우려가 계속 커지면서 막상 청소년 단체는 행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대는 “살인적인 폭염 속에서 중환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사를 강행하고 있는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를 규탄한다”며 “즉각적으로 행사 일정을 축소하고 프로그램을 변경하는 등 긴급 조치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청소년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꼬집었다.


잼버리 조직위는 폭염이 지속됨에 따라 추가 대책을 내놓고 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이 차관은 이날 잼버리 현장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총 5개소로 운영되고 있는 잼버리클리닉 시설에 향후 냉방기 각 2대씩을 보강할 예정이며 온열 환자 휴식용 헌혈차 5대를 추가 투입해 휴식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헌혈차는 1대당 10명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의료 인력으로는 군의관 30명, 간호사 60명을 추가 투입해 온열 환자 추가 발생에 대비할 계획이다.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 내의 새만금홀 대강당에는 최대 150개의 병상을 추가로 설치해 환자 수용력을 높이기로 했다.


화장실 청결 강화를 위해 청소 인력 240명을 추가로 투입하고 매 1시간마다 청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충 방제도 강화해 모기·파리 등 해충 구제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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