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쓰리고]'악귀 막아준다는' 부적의 팥죽, 신년 소망을 기원하며 한뚝배기 하실래예
이전
다음
아마도 ‘분노 유발자들’을 많이 넣은 듯....(부들부들)
올 한해는 앞으로 평생 겪을 액땜한 셈 칩시다!
동지엔 역시 팥죽, 너는 꼭 먹어야해!
(좌측부터)중국의 팥죽 ‘홍또우죠우’와 일본의 팥죽 ‘시루코’/사진=위키백과
5호선 답십리역 6번 출구를 나오면 정겨운 시장 골목이 눈에 들어온다. 시장 골목 초입을 들어서면 바로 팥을 닮은 색깔의 간판이 눈 앞에 두둥. 제대로 찾아왔다! 이름부터 벌써 따뜻해지는 ‘옹기종기’집
영하의 기온이 감도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이 집의 팥죽을 맛보러 온 손님들로 꽉찼다. 가게 내부엔 정말 이름처럼 옹기종기 붙어 먹을 수 있게끔 15명 남짓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이 집의 메뉴는 소박하게 3가지다. (눈치챘겠지만 콩국수는 여름 한정 메뉴라고)심지어 이 세가지 메뉴의 가격도 모두 6,000원 끝. 간단명료해서 좋구만~ (이 집 완죤 내 스타일이야~)
이 집은 원래 칼국수 맛집으로 유명했었다고 하는데, 한때 웰빙 열풍이 불면서 조미료 없이 소금과 찹쌀, 팥으로만 간을 해 온 이 집 팥죽이 알려지게 되면서부터 지금은 팥죽이 훨씬 더 인기가 많다고 한다. 참고로 액자 모퉁이에 꽂혀있는 손자들의 사진을 보면 더더욱 오래된 할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듯하다.
팥칼국수 2개를 주문하고 나니 한켠에선 즉석해서 수타면을 뽑고 있었다. 이것이야 말로 즉석음식 아니겠는가.
이 집은 전남 순창의 팥을 매일 공수해 팥죽을 쑨다고 한다. 순창은 콩류가 잘 자라며 순창 고추장, 된장 등의 장류도 유명하다 , 참고로 순창에선 예부터 동짓날에 팥죽을 뿌리는 전통이 있다고.
이 집의 단독 반찬 ‘물김치’ 대령이오~ 겉보기엔 다 똑같은 물김치같지만 한 수저 뜨고나면 눈을 번쩍 뜨게 한다. 약간의 젓갈과 식초 그리고 설탕으로만 맛을 내 담백하면서도 시원 깔끔하다.
정신없이 물김치 한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다시 한 그릇 더 리필하고 나니 팥죽 한 뚝배기가 나왔다. 장뚝배기에 걸맞는 나무로 된 수저까지! 입맛에 골라먹을 수 있도록 옆에 소금과 설탕도 친절히 준비되어 있다.
다가와~ 다가와~다가와줘 베이베~(feat.전진) 김이 모락모락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
손으로 직접 뽑아낸 면이라 투박함이 느껴진다. 기계의 일정한 두께가 아니라 더 매력적인 자태. 어쩌다 아주 두꺼운 면이 젓가락에 잡히면 괜히 보물 뽑은 것 같은 희열을 맛볼 수 있다.
현기증 난단말이에요! 빨리 수저 이리 주세요!!!
팥죽 마니아들 사이에서 대박 맛집이라고 소문난 만큼 이 집엔 포장 손님도 많다. 앞서 말했듯이 이 집은 팥죽만큼이나 물김치의 맛이 좋아 손님들이 최소 2회 이상 리필을 한다고 한다.
난 팥죽이 정말 싫단 말이야!!!!
“나 때는 이게 유행이었어~” 됐고, 자~ 너의 흑역사를 한 번 살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