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쓰리고]'셰프 마음대로' 365일 메뉴가 바뀌는 '요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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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메뉴 추천해도 결국 돌아오는 말....“그건 좀..” 대한민국 ‘막내’ 직장인들 힘내세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탈리아 ‘뇨끼’, 스위스 ‘뢰스티’, 터키 ‘쿰피르’, 스페인 ‘파타타스 브라바스’, 모습 /사진=위키백과
‘요수정’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운치좋은 ‘정자(亭子)스타일’의 인테리어를 상상했던터라 가게에 도착해서 살짝 당황(?)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간판이 작은 편이라 자칫하면 못찾을 수도 있다.
요수정은 2층까지 자리가 마련돼있다. 요수정의 메인 셰프가 보일락 말락~ 이 가게의 가장 큰 매력은 셰프님이 직접 친절하게 서빙도 해주시고 요리 설명도 해주신다는 것! 단, 주문이 밀리는 피크타임엔 홀 직원분이 서빙을 해준다. 만약 요리가 궁금하면 언제든지 질문을 하자. 주방에서 셰프님이 요리하면서 큰 목소리로 대답해주신다.
맛집 기자들이 방문한 날이 ‘금요일 저녁’이어서 사전에 예약을 해뒀다. 사진에서 느껴지듯(?) 매장이 넓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중요한 약속이라면 미리 예약을 해두는 것이 좋다.
메뉴판이 참 투박하다. ‘무심한듯 시크하게’ 프린트해 파일철돼있다. 매일 메뉴가 바뀌기 때문에 메뉴판을 자세히 보면 아래에 날짜가 적혀있다. 메뉴판 역시 매일 바뀐 메뉴에 따라 교체해야하니 심플할 수 밖에. 참고로 맛집 기자들은 이 날의 저녁메뉴를 다 주문했다.
가장 먼저 나온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 ‘감자전’이다. 유일하게 바뀌지 않는 고정 메뉴라고 한다. 흔히 생각하는 동그란 감자전이 아니다. 스위스 대표 요리인 ‘뢰스티(Roesti)’로 감자를 갈지 않고 채썰어 만드는 감자부침개다.
실타래처럼 한올 한올 엉켜있는 감자가 보이는가. 이 집은 전분이나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채썬 감자만으로 뭉쳐 튀겨낸다. 한입 베어물면 ‘사각’하는 소리와 함께 촉촉한 식감이 느껴진다. 목청이 뻥 뚫리는 생맥주를 안 시킬 수가 없다.
순식간에 감자전을 흡입하고나니 왕새우 푸실리 파스타가 뿅! 특별한 소스없이 오일과 후추, 치즈 등으로 버무려 볶아냈다. 흠이 있다면 개미모이만큼의 적은 음식양ㅠㅠ.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왕새우’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말 사이즈가 왕만하다. 거기다가 한 입에 쏙 넣기 좋게 발라져 있어서 먹기 편하다. 신선한 새우를 사용해서 그런지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있다. (하지만 나는 배터지게 먹고 싶다ㅠㅠ)
금세 비어버린 접시를 아쉬워하고 있을 쯤 ‘까만안경’이 나왔다. 한우 엉덩이살과 다진 오징어 그리고 먹물이 들어간 고로케다.
처음 요리를 딱 봤을땐 흔한 고로케의 모습이지만 속살을 보니 뭔가 비상해보인다. 김이 모락모락~ 호호 불어 얼른 입에 쏙! 살살 녹는다~~ 하지만 이 역시 고작 두덩이라니ㅠㅠ
오늘의 대미를 장식해줄 ‘거북바위’. 실제로 경남 거창에 위치한 요수정 옆에 거북바위가 있다고 한다. 돼지갈비를 저온에 구워낸 요리다. 조미료를 일체 쓰지 않았다고 한다. 이 메뉴가 오늘의 베스트였다.
비주얼은 퍽퍽해보이지만 막상 먹어보면 적절하게 소스가 배어들어 촉촉하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저 살점이 보이는가. 만약 당신이 방문했을 때 메뉴판에 ‘거북바위’ 요리가 있다면 꼭 먹어보길 바란다. 마지막에 나온 거북바위 요리로 이 날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맛집기자들의 오늘 미식 품평이 끝났으니 이제 남은건....부어라~마셔라~오늘밤은 실컷 취해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