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休] 600년 담길 안에 100년 우체국…시간을 되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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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복원을 마친 충남 당진 면천읍성의 남문(원기루)과 옹성. 가족 여행객들이 성곽을 따라 걷고 있다.
면천읍성은 지난 1910년 일제의 읍성철거령으로 대부분이 허물어졌다. 성돌은 인근에 원동저수지를 축조할 때 대부분 빼다 썼다고 한다. 복원 과정에서 ‘성돌 모으기 운동’을 통해 인근 마을에 흩어져 있던 돌들이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면천읍성 일대는 평지로 이뤄져 있어 성곽 위로 올라가면 성안과 밖을 한꺼번에 보면서 걸을 수 있다.
면천읍성 성돌에 새겨진 각자는 읍성의 축조 시기를 확인할 수 있다. 성돌에 새겨진 기미년(己未年)은 1439(세종 21)년으로 조선왕조실록의 기록과 정확히 일치한다.
성안마을로 연결되는 남문. 남문 앞에는 적을 가둬 둘 수 있는 옹성(甕城)이다. 적의 공격에 대비해 한꺼번에 성문까지 들어올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한 시설이다.
일제강점기인 1905년 설치된 면천임시우체소 건물은 카페 ‘미인상회’로 운영되고 있다. 단골은 동네 주민이다.
면천군 시절 수령들의 선정비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1797년부터 3년간 면천군수를 지낸 연암 박지원이 대표적이다.
1971년 세워진 두 번째 면천우체국 청사는 미술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건물 외벽에 ‘면천우체국’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
고려 개국공신 복지겸 장군의 딸이 아버지의 병이 완쾌되기를 기원하며 심었다는 은행나무 두 그루는 천연기념물이 됐다. 은행나무의 수령은 1,100년으로 추정된다.
자전거수리점이던 건물에 들어선 ‘책방 오래된 미래(사진 왼쪽)’와 대폿집에서 전시·판매점으로 간판을 바꿔 단 ‘진달래 상회’.
책방 오래된 미래에서는 책과 엽서·문구 등을 구입할 수 있다. 2층은 책을 읽고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책방 오래된 미래 상호는 스웨덴의 생태 환경 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책 ‘오래된 미래’에서 따왔다.
성안마을 상점 앞에 정감 어린 글귀가 적힌 팻말이 붙어 있다.
면천읍성 밖으로 나가면 연암 박지원이 군수로 재직하며 준설한 연못 골정지와 정자 건곤일초정을 만나볼 수 있다. 당시는 정면에 희미하게 보이는 한옥 면천향교 방향으로 다리가 연결돼 있었다고 한다.
옛 면천관아의 문루인 풍락루(豊樂樓). 관아는 사라지고 문루만 남았다.
성안마을을 걷다 만나는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