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4일 자본시장 선진화와 함께 외국 투자자금 확대를 통한 증시안정을 위해 외국인 투자한도를 3배가량 늘린다고 발표했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는 현지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인 해외적격기관투자가(QFII) 투자한도를 기존 300억달러에서 800억달러로 2.7배나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 투자가들이 홍콩에서 자금을 조달해 중국 본토에 위안화로 직접 투자할 수 자금한도도 이전 200억위안에서 700억위안으로 크게 확대했다. 그 동안 중국은 미국 등 선진국의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환율을 관리하고 자국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킨다는 명분을 내세워 자본시장을 엄격하게 통제했다. 중국 정부의 전향적인 자본시장 확대조치는 해외 투자가들의 발걸음을 재촉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와 기업도 중국 본토투자를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월 국민연금이 QFII를 따내며 세계 4대 연기금 가운데 최초로 중국 직접투자 자격을 얻었고 KIC도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으로부터 2억달러를 배정받았다. 사상 최고의 보유외환을 가진 한국은행도 3억달러를 배정받아 위안화 투자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미래에셋ㆍ삼성자산운용ㆍKTB자산운용 등 10개 이상 기관이 QFII 승인을 얻아 12억4,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중국 전체 쿼터의 6%에 해당하는 규모다. 금융회사와 대기업은 홍콩에서 위안화로 발행되는 딤섬본드를 통해 외화조달 창구를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CJ제일제당이 첫 테이프를 끊은 후 수출입은행ㆍ산업은행ㆍ신한은행ㆍ롯데쇼핑 등이 60억2,000만위안(약 1조800억원)을 발행했다.
국제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위안화 위상 강화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시장개방 ▦중국의 높은 경제성장률 ▦우리 정부와 기업의 외화운용 다변화 등을 감안할 때 중국 자본시장 공략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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