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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한국에도 헤지펀드가 도입되면서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헤지펀드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5억원 이상의 자금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부담이 큰 편이다. 이런 고민을 하는 투자자들이라면 헤지펀드와 비슷한 전략을 쓰는 공모펀드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헤지펀드는 기본적으로 시장위험에서 중립적인 상태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뮤추얼펀드가 주식, 채권 등 비교적 안정성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 데 반해 헤지펀드는 주식, 채권은 물론 파생상품 등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고위험 상품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그렇다면 헤지펀드형 공모펀드 운영방식은 헤지펀드와 어떻게 다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헤지펀드보다 좀 더 규제를 받는다. 헤지펀드는 원칙적으로 투자대상에 제한을 받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하지만 헤지펀드형 공모펀드는 주식이면 주식, 채권이면 채권 등 주된 투자대상을 50% 이상 펀드에 담고 있어야 한다. 파생상품의 위험평가액도 차이가 난다. 헤지펀드는 파생상품의 위험평가액이 400% 이하까지 허용되지만, 헤지펀드형 공모펀드는 100% 이하만 가능하다. 차입한도 역시 헤지펀드는 400% 이하이지만, 헤지펀드형 공모펀드는 50%까지 밖에 안 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재 헤지펀드형 공모펀드를 시장중립형 펀드군과 채권알파형 펀드군으로 나눈다. 시장과 낮은 상관관계를 유지하면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펀드와, 채권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로 크게 구분한 것이다.
시장중립형 펀드군에서 설정액 규모가 가장 큰 펀드는 KTB자산운용의 'KTB플러스찬스5(채권혼합)'이다. 총 529억원 규모로 3년 수익률(25일 기준)이 29.75%를 기록 중이다. 채권알파형 펀드군에서는 미래에셋맵스운용의 '미래에셋맵스알파(주식혼합-파생형)종류CI'가 197억원으로 가장 크고, 2년 수익률은 5.54%다.
하지만 헤지펀드와 좀 더 '닮은' 펀드들은 지난해 집중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새로 도입된 헤지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자산운용업계도 헤지펀드형 공모펀드 출시에 경쟁적으로 나선 결과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동양자산운용의 '동양멀티마켓CTA1(주식혼합-재간접형)클래스A'는 388억원 규모로 6개월 수익률은 -2.34%로 부진하지만, 올 들어 1.56%의 수익을 올리며 만회 중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글로벌오퍼튜니티1(주식혼합-재간접형)A'는 229억원 규모고, 6개월 수익률은 -5.33%이지만, 연초 이후 1.47%의 수익을 올렸다.
이 밖에 신한BNP파리바운용의 'Tops글로벌알파1(주식혼합-재간접형)종류A'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글로벌대안투자형(주식혼합-재간접형)종류F'는 연초 이후 각각 1.77%, 1.6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엔 키움자산운용이 롱숏과 이벤트드리븐, IPO전략을 쓰는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 '키움레알퀀트롱숏펀드'를 선보였다. 또 한화자산운용은 롱숏, 글로벌매크로, CTA(추세추종매매) 등의 운용전략을 활용하는 '한화글로벌 멀티스트래티지펀드'를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헤지펀드나 헤지펀드형 공모펀드에 가입할 때 주의할 점은 고수익을 막연히 기대하는 것보다 투자위험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펀드매니저의 운용능력과 평판 등을 꼼꼼히 검증하고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저평가 주식 사고 고평가 종목은 공매도" 헤지펀드형 공모펀드와 한국형 헤지펀드 모두 고수익을 내기 위해 고위험을 감수하는 헤지펀드전략을 쓴다는 공통 분모를 가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 입장에선 이들의 운용전략이 아직 생소한 게 사실. 대표적인 헤지펀드 운용전략 몇 가지를 소개한다. ◇롱숏(Long Short)=헤지펀드가 가장 흔히 쓰는 전략이다. 롱(Long)이란 저평가된 주식을 사는 것이고, 숏(Short)이란 반대로 고평가된 주식을 빌려서 파는(공매도) 것이다. 롱숏전략을 쓰는 펀드매니저는 시장 전망에 따라 동시에 롱 포트폴리오를 매수하고 숏 포트폴리오를 팔게 된다. ◇페어 트레이딩(Pair Trading)=일정 기간 서로 연관성을 가지며 움직이는 두 종목의 주가가 서로 엇갈린 방향으로 나타날 경우 저평가된 종목을 사고 고평가된 종목은 매도한다. 하지만 다시 두 종목이 유사한 패턴으로 움직이면 이러한 전략을 청산한다. ◇시스템 트레이딩(System Trading)=기술적 분석을 통해 시그널을 만들어둔 다음 상승 신호가 나타나면 매수하고, 하락 신호가 올 때는 매도해 이익을 취하는 방식이다. ◇이벤트 드리븐(Event Driven)=기업합병ㆍ분할 등 특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 해당 종목의 적정 주가를 산출해 고평가된 종목은 팔고, 저평가된 종목은 사는 방법이다. ◇IPO=상장이 예정된 종목을 수요예측과 청약을 통해 적정주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배정을 받은 뒤 적정주가에 도착했을 때 매도해 이익을 실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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