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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파산기업 경매' 특수
입력2001-03-21 00:00:00
수정
2001.03.21 00:00:00
문닫는 닷컴 급증따라 물품 보관·운송등 호황
미국의 장기호황을 이끌어온 신경제의 주역인 닷컴(.com)기업이 경기침체에 따라 잇따라 도산하면서 파산기업 물품 경매가 신경제의 산실인 실리콘 밸리의 또 다른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현지 언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나스닥 시장의 폭등세에 힘입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닷컴기업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경매가 실리콘 밸리의 주례행사처럼 되어 버린 것.
경매업체인 카우언 알렉산더 이큅먼트 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인근 서니베일 물품창고에는 마치 알라딘의 동굴처럼 파산한 닷컴기업이 내놓은 각종 물품이 가득 차 있다.
알라딘의 동굴에는 노트북 컴퓨터와 델이나 컴팩이 만든 각종 시스템, 시스코의 네트워킹 제품 등과 같은 첨단 고가제품은 물론 사무실 집기와 팩스, 복사기 등이 빼곡이 쌓여 있으며 심지어 창의적인 사무실 분위기 조성을 위해 마련한 각종 장난감도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물건은 신제품 가격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팔려나간다.
카우언 알렉산더 이큅먼트 그룹의 경매담당자인 애덤 알렉산더는 지난해 44개 닷컴기업의 청산작업을 도왔으며 올해에도 청산작업에 참여했거나 참여할 닷컴기업이 51개에 달한다면서 닷컴 신화의 붕괴가 때아닌 특수를 가져다 주었다고 말했다.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는 곳은 경매업체뿐만이 아니다. 파산기업의 물품을 운송ㆍ보관하는 운송ㆍ창고업체들도 덩달아 특수를 누리고 있다.
골든 베어 무빙 앤 스토리지의 대니얼 라크스는 매주 2~3개의 파산한 닷컴기업 물품을 처리하고 있다면서 작업은 대부분 파산사실조차 모르는 직원들이 점심을 먹으러 간 사이에 이뤄진다고 소개했다.
라크스는 남의 고통이 다른 사람에게는 행운이 되는 것처럼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사업가들이 파산기업의 물품을 싼 값에 사들이고 있다면서 닷컴 신화의 붕괴로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지만 이를 통해 이득을 얻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조사기관인 웹머저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이후 270개 닷컴 기업이 문을 닫았으며 이중 70%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된 최근 4개월 사이에 파산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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