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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재신임 묻겠다”
입력2003-10-10 00:00:00
수정
2003.10.10 00:00:00
박동석 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SK비자금 수수 의혹에 따른 검찰 수사와 관련, “그 결과가 무엇이든 간에 이 문제를 포함해서 그동안에 축적된 여러가지 국민들의 불신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재임 중에 현안을 놓고 직접 재신임을 묻겠다고 한 것은 헌정사상 이번이 처음이어서 국정혼란 등 적잖은 파장이 우려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갖고 “최도술씨는 약 20년 가까이 저를 보좌해 왔고 최근까지 저를 보좌해 왔다. 입이 열 개라도 그에게 잘못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데 대해서 국민 여러분들게 깊이 사죄드린다”면서 “아울러 책임을 지려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재신임의 방법에 대해 “재신임의 방법은 그렇게 마땅하지 않다”면서 “국민투표를 생각해 봤는데 거기에는 안보상의 문제라는 제한이 붙어있어서 그것이 재신임의 방법으로는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어떻게든 공론에 부쳐서 적절한 방법으로 재신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시기에 대해 “시기에 관해서는 역시 공론에 물어보고 싶지만 국정의 공백과 혼란이 가장 적은 시점을 선택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이 것을 회피하기 위해서 시간을 오래 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아무리 늦더라도 총선 전후까지는 재신임을 받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재신임 결심을 굳힌 배경에 대해“저는 모든 권력적 수단을 다 포기했다. 도덕적 신뢰하나만이 국정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밑천 일뿐”이라면서 “그 문제에 적신호가 왔기 때문에 이제 국민들에게 겸허하게 심판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어정쩡하게 책임을 모면해 가려고 하는 대통령을 바라보면서 국민들이 무슨 희망을 가질 수 있겠나”고 반문하고 “그래서 결코 이것이 무모하거나 경솔한 선택이 아니라 달라진 새로운 시대의 요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와 관련, “국정혼란을 야기하는 선택이다“고 비난하면서 “재신임 시기는 가급적 연내에 해야한다”고 주장한 반면 통합신당은 “국정쇄신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상반된 반응을 나타냈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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