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미국의 9ㆍ11 사태는 전 세계인에게 테러 위험의 심각성을 알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 무역센터의 붕괴를 지켜보면서 세계 각국은 테러에 대해 더욱 충실하게 방비를 하게 됐다.
9ㆍ11 테러를 계기로 세계 각국이 테러에 대한 대비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이 핵을 이용한 테러, 이른바 '더티밤(Dirty Bomb)'이다. 더티밤은 까다로운 제조법이 필요치 않다. 다이너마이트와 같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능 물질을 채우면 된다. 대규모 파괴보다는 엄청난 사회 혼란을 유발하는 '대량 혼란 무기'로 분류된다.
2002년 미국에서는 더티밤 테러를 준비 중이던 알카에다가 체포됐다. 이를 계기로 뉴욕 경찰은 더티밤에 대한 대응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방사성 물질이 반입돼 논란이 됐다. 도박기구에 표시를 해 사기도박에 쓰기 위해 반입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핵안보 정상회의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53여개국 정상과 4개 국제기구의 장이 참여하는 안보 분야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어느 국제행사보다도 큰 규모의 행사이기도 하다. 우리는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를 완벽하게 치러냄으로써 국격을 한층 더 높인 경험이 있다. 이번 핵안보 정상회의도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의 현실에서 핵안보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만으로도 한반도 안정에 기여하는 무형의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를 통해 확인된 한국 원전기술의 안전성을 전 세계에 홍보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이번 회의의 성공 여부는 안전에 달렸다.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이미 정부 각 기관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세국경을 관리하는 관세청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공항과 항만에는 방사능 탐지기 등 과학검색장비를 추가로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휴대품 검사와 감시인력도 늘려 일반 여행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여행자와 여행자 휴대품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전 세계 관세당국과의 협조를 통해 안전 개최에 방해가 될 만한 사람이나 물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관세국경의 안전 확보는 대회 성공 개최의 기본 조건이다. 만일 회의 개최에 방해가 될 사소한 물품 하나라도 관세국경을 통과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여러 관련 정부기관들이 동원돼 찾아야 한다. 또 이로 인해 수많은 인적ㆍ물적 비용이 초래될 수 있다. 관세국경에서 원천적으로 위험 물품을 차단하는 것이 대회의 안전 확보를 위한 '저비용 고효율' 방책이라 하겠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