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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화학·환율 덕에 웃었다

2분기 화학제품 수출 강화·환차익으로 실적선방<br>SK에너지 영업익 4,000억·S-OIL 3,000억원대


국내 정유업계가 올 2ㆍ4분기 최악의 단순(상압)정제마진 흐름 속에서도 석유화학 사업 호조와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익으로 지난 1ㆍ4분기 실적을 뛰어넘는 순익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정유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등 정유사들은 주 사업인 정유부문이 고전한 가운데서도 유화제품 시황과 환율의 흐름이 유리하게 전개돼 2분기에 실적을 방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SK에너지가 2ㆍ4분기에 영업이익 3,500억~4,000억원과 7,000억원대 세전이익을, S-OIL이 2,500~3,000억원대 영업이익과 5,000억원대 세전이익을 발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에 비해 30% 가량 축소된 것이나 세전이익 규모는 종전 최고치를 갱신할 수 있는 수치다. 올 2ㆍ4분기 정유사업의 단순 정제마진은 최악이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아시아 지역의 석유제품 평균 정제마진은 4월 평균 –2.04달러, 5월 평균 –3.02달러를 기록했고 6월 첫주에는 -3.56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고도화설비(중질유분해시설)로 상압정제에서 발생하는 역마진을 만회하고 화학제품 수출을 강하하는 전략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진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유 정제마진 악화는 실물경기가 아직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유가가 급격히 오른 1ㆍ4분기에는 값싼 원유를 확보해 운송ㆍ정제하는 동안 석유제품 가격이 올라 마진이 커지는 '시차효과'가 있었지만 2ㆍ4분기는 가격이 천천히 올라 이 같은 효과가 작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유사들의 2ㆍ4분기 화학 사업의 성과는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나프타를 분해해 얻는 유화제품의 평균 마진인 '나프타크래킹마진'이 지난 1ㆍ4분기 158달러였으나 2ㆍ4분기에는 201달러로 대폭 상승했다. 때문에 연간 에틸렌 84만톤, 방향족(BTX) 66만톤, 폴리에틸렌ㆍ폴리프로필렌 등 폴리머 제품 70만톤 생산능력을 지닌 SK에너지와 파라자일펜(PX) 및 방향족 연간 280만톤 생산능력을 지닌 GS칼텍스, 같은 제품군 생산능력 100만톤을 보유한 S-OIL 모두 기대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유화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의 플라스틱ㆍ화섬 산업 가동률이 좋아지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의 유화업계가 최대의 수혜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유부문과 화학 부문의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환율하락에 따른 환차익이 정유사들에게 톡톡히 효자노릇을 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지난 1ㆍ4분기 평균환율이 1,415원이었지만 2ㆍ4분기 평균은 1,285원이었다"면서 "따라서 SK에너지의 경우 1ㆍ4분기 환차손이 3,770억원이었지만 2ㆍ4분기는 3,900억 환차익 얻은 것으로 추정되면 S-OIL 또한 1ㆍ4분기 1,900억원 환차손을 모두 상쇄하고 남는 2,000억원 환차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2ㆍ4분기 단순정제마진이 워낙 나빠 크게 걱정했으나 고도화설비의 안정적 가동과 석유화학 부문 시황 호조로 영업이익 축소폭을 줄이고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다"면서 "2ㆍ4분기 발생한 환차익 부분은 언제든 시장상황이 바뀌면 환차손으로 돌아설 수 있는 문제라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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