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가관련 ETF 매매도 눈여겨 볼만
올 유럽·美증시 투자 수익률 15%대… 외환 리스크등감안 눈높이는 낮춰야
"버버리(Burberry)와 루이비통(Louisvuitton) 중에서 어떤 걸 사야 하나요"
서울시내 유명 백화점의 명품매장에서 고객과 손님이 나누는 이야기가 아니다. 유럽증시 주식에 직접 투자를 고민하고 있는 한 국내 개인투자자가 증권사 직원과 나눈 대화의 일부분이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가 고개를 숙이고 있고 미국의 경제지표도 호전되면서 글로벌 증시에 훈풍이 불고 있다. 그 동안 안전한 자산에만 관심을 갖던 투자자들이 좀더 나은 수익을 위해 위험자산으로 방향으로 틀면서 주식투자도 국경을 넘어 빠르게 다변화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미국의 다우존스지수도 1만3,000선을 돌파하고 나스닥지수도 12년만에 3,000선을 넘어섰다.
일본의 니케이지수도 1만선을 재돌파하고 유럽 증시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등 전세계 증시에 봄기운이 퍼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자연스레 그 동안 부진을 보였던 해외주식에 대한 직접투자로 빠르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해외주식 직접투자는 올들어 회복세를 보이더니 지난달에는 폭증세를 나타냈다. 이달들어서도 해외주식을 직접 거래하는 증권사들에는 투자자들의 문의 전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미국ㆍ중국ㆍ유럽의 주식을 매매함으로써 국내 주식뿐 아니라 해외의 우량주들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 분산투자에 따른 투자의 다양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눈치빠른 일부 투자자들은 올해 초부터 저가메리트가 부각된 해외주식을 사들여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게 증권사 해외영업부 직원의 귀뜸이다.
물론 해외주식을 개인이 직접 거래하는 것은 정보의 취약성이나 외환 리스크 등이 따라올 수 밖에 없어 국내 주식을 거래하는 것보다 신경을 더 써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국내 증시에 비해 낙폭이 크거나 성장성이 높은 해외주식을 매수해보는 것도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봄 기지개를 활짝 켜고 있는 해외주식 직접투자의 현황과 유망종목과 종목, 유의점 등을 알아본다.
글로벌 증시의 회복세에 힘입어 해외주식직접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그 동안 증시를 눌렀던 악재들이 하나 둘씩 걷혀 가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새로운 수익기회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그 동안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노렸던 중국과 침체에서 조금씩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유럽과 미국증시의 우량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주로 우량 정보기술(IT)주들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고 유럽은 명품주나 낙폭이 컸던 은행주들에 대한 관심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해외주식거래 지난달 22억달러 넘어=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한 외화증권 직접투자규모는 지난 2008년 47억달러에서 2009년 97억달러, 2010년 125억달러로 급증했다가 지난해에는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로벌 증시 위축으로 117억달러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 12월 5억2,000만달러에 불과했던 해외 주식직접투자액은 지난 1월 7억3,000만달러 늘더니 지난달에는 무려 22억달러로 세 배 가까이 폭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증가세는 이달 들어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3억~4억달러에 불과했던 유로증시에 대한 투자금액이 최근 무려 18억달러로 폭증해 주요 국가의 증시 가운데 유럽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역시 지난 1월 10억달러에서 지난달에는 거의 20억달러로 늘었고 중국 역시 15만달러에서 60만달러로 4배나 뛰었다. 반면 홍콩은 1억2,000만달러에서 8,000만달러로 줄어들었다.
이용훈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 해외주식팀 과장은 "유럽의 재정위기가 일단락되고 미국경제도 살아나는 추세를 보이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다시 해외주식쪽으로 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다"며 "특히 유럽주식거래의 경우 지난해 말에 비해 최근에는 6배가량 거래금액이 폭증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박'보다 '중박'=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투자자들의 보유기간은 대략 6~12개월로 국내 주식보다 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로 우량주를 중심으로 매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유럽과 미국 증시가 상승하면서 이들 국가의 주식에 대한 투자수익률도 15%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장우석 리딩투자증권 해외주식영업부장은 "유럽과 미국 증시의 경우 국내 증시보다 침체가 심했기 때문에 반등을 노리고 들어오는 투자자들이 최근 많다"며 "해외주식에 투자한다고 해도 특별히 대박을 노리기 보다는 글로벌 경쟁력이 우수한 종목을 통한 '중박'정도의 수익률이 주 타깃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상ㆍ하한가 제한폭이 없어 급등 종목의 경우 단기 차익실현 후 매도하는 경우는 적지 않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리딩투자증권에 따르면 해외주식을 거래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금액은 평균 3,0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일부 큰 손 개미의 경우 단일계좌로 30억정도를 해외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증권사들은 대부분이 주요 30여개국의 주식을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은 홈트레이딩서비스(HTS)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이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해 놓고 있다. 하지만 이외의 국가들은 증권사를 직접 찾거나 전화를 통해 매매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최근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KDB대우증권의 경우 고객이 종목을 직접 골라 투자할 수 있는 '차이나 라이징 랩어카운트'라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기도 하는 등 최근 글로벌 증시의 흐름에 맞춰 해외주식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기술주, 유럽은 명품ㆍ은행주들=최근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해외주식 트랜드를 보면 미국의 경우 기술주, 유럽은 금융주나 명품주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미국은 장을 주도하고 있는 개별 IT주 뿐만 아니라 금융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각광을 받고 있다. 유럽은 버버리나 루이비통 등 명품주를 비롯해 그리스쪽은 알파은행이나 국립은행 등 금융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스 은행주들의 경우 아직 재정리스크가 완전히 가라 앉지 않아 리스크가 큰 편이다. 하지만 위기가 마무리국면에 접어들면서 위기 이전보다 현재 95% 가량 빠져 있어 연초 대비 100~250% 가량 올랐으나 여전히 낙폭이 큰 게 메리트로 꼽히고 있다.
미국은 애플이나 스타벅스에 대한 매수세가 많다. 애플의 현재 주가는 600달러에 가까워졌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투자자들중에는 수 억 원어치를 한꺼번에 사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주가를 비교해 볼 때 지난 3년간 삼성전자는 166% 올랐지만 애플은 무려 530%나 넘게 급등하는 등 최근 들어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과 변동성이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애플이 하반기에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계획이어서 이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조지연 신한금융투자 해외사업부 과장은 "최근에는 아무래도 유가가 움직이는 흐름이 있어서 유가와 관련한 미국증시의 ETF 매매도 눈에 띄게 많아 지고 있다"며 "주로 우리나라에는 없는 ETF 상품에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들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 해외주식 직접투자 주의할 점 국내보다 높은 거래 수수료 체크를… 환율 움직임도 챙겨야 수익 극대화 해외주식 직접투자가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수익기회 다변화, 분산 투자 등의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는 시장의 개별종목 등에 개인이 직접 투자한다는 점에서 주의해야할 점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외환 리스크와 거래 수수료, 세금, 정보의 접근성 등을 충분히 감안한 후 투자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작정 투자종목만 보고 들어갔다가는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해외주식거래는 해당국의 통화로 환전해 투자를 하다 보니 아무래도 환율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따라서 주식의 수익률이 올랐다고 하더라도 매도 후 현금화할 당시 해당국의 통화가치와 원화의 환율에 따라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수익금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당국의 증시 흐름과 개별종목의 펀더멘털 등이 투자의 우선 포인트이지만 환율의 움직임도 꼼꼼히 챙겨야 매매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거래수수료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해외주식투자는 주로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의 증권사나 거래소와 계약을 맺고 주식매매 서비스를 제공한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많은 거래파트너를 거치다보니 국내와 달리 아무래도 높은 수수료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많은 해외주식투자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리딩투자증권을 보면 국가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미국ㆍ중국ㆍ홍콩 등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거래가 가능한 국가의 주식은 거래금액의 0.3%가 수수료로 부과된다. 전화매매 등 오프라인 수수료가 0.7~0.8%에 달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등 일부국가의 수수료는 1.0%에 달하는 곳도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중국은 온라인이 0.4%, 오프라인은 0.6%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국내 주식의 경우 대체적으로 온라인거래 수수료가 0.015%인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셈이다. 해외주식투자는 특히 세금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해외주식 직접투자는 국내 주식과 달리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수익금 250만원까지는 기본공제가 되지만 이를 넘어설 경우에는 초과 금액의 22%를 세금을 내야 한다. 따라서 애플에 투자해 500만원의 수익을 봤다면 55만원(250만원*0.22)을 양도세로 내야 한다. 4,000만원 이상에 대해서는 금융소득 종합과세도 부과된다. 현재 해외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소득세는 매 분기별로 예정신고, 연 1회 확정신고 절차를 거쳐야하는 번거러움이 있다. 따라서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최근 이를 신고대행해주는 서비스도 시작해 참고할 만 하다 언어에 따른 정보의 접근성도 상당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를 위해 각 증권사들이 주요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가이드나 투자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어 해당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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