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올해가 전환점의 갈림이다. 경기는 회복의 기미가 완연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불확실 요인으로 꼽혀 왔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도 마침내 큰 틀에서 가닥을 잡았다. 이는 올해 좋은 성적을 낸 국가는 탄탄한 성장 대로에 올라서고 그렇지 못하면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밀린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만 놓고 보면 불안 요인도 많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 전환 후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북한 정세는 언제든지 국내 정치·경제 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 6월 지방선거 역시 국내 정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상반기 주택시장대책 발표
경제민주화는 동력 약화 예상
정부는 올해 3.9%의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내세우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추경 등 정부 재정지출을 쏟아 부을 수 있었지만 올해는 쉽지 않다. 때문에 정부는 올해 민간의 투자와 소비를 되살리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상반기 중에는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를 담은 주택시장종합대책이 나온다. 또 지난해 '히트상품'이었던 투자 활성화 대책도 매 분기별로 공개된다. 재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경제 민주화 이슈는 올해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일감 몰아주기 금지 등 박근혜 대통령이 주요 정책과제로 꼽은 7개 입법이 모두 완료됐기 때문이다.
중간금융지주회사 설치 의무화 등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으나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올해는 경제 민주화보다 경제 활성화에 방점이 찍힌다는 게 공정거래위원회의 내부 기류다.
■정치
전세계 인구 40%가 선거 치러 유럽·亞 등 체제 안정 시험대
박근혜 정부가 중간 성적표를 받아볼 수 있는 대형 선거가 두 개나 열릴 예정이다. 6월에는 주요 광역자치단체장·기초단체장 등을 뽑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다. 박원순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현직 단체장들과 부상을 꿈꾸는 잠룡들이 지방선거를 계기로 대선에 한발짝 더 다가설지 주목된다. 지방선거 전후로 출범할 '안철수 신당'이 미칠 영향력과 새로운 야권연대의 출범이 가능할지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철수 신당이 지방선거를 통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정치권은 다당구조로 재편되는 등 정계 개편의 회오리가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7월에는 '미니 총선' 격인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진행된다. 2심까지 국회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의석수가 10여개에 달하는데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현역 의원들의 '출마 러시'가 겹치면 최대 20여개 지역에서 선거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재보선에서 야당이 강세를 보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원내 과반 의석을 지킬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한편 갑오년 정국은 국내 정치 이외에도 일본의 우경화에 따른 대일기조, 장성택 처형 후 북한 내부 변화에 따른 대북정책 등 국외 변수에도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7월 최대 20곳 재보궐선거
정계개편 회오리 몰아칠 수도
올해는 전세계 인구의 40%가 선거를 치른다. 많은 나라에 올해 선거는 체제 안정성을 평가 받는 일대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월 치러지는 유럽의회 선거는 '하나의 유럽'이라는 가치에 대한 유럽 시민의 신뢰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것이다. 유럽은 장기 침체가 낳은 회원국 간 균열이 커지고 있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지에서는 유럽연합(EU)탈퇴를 외치는 극우정당들이 세를 불리는 실정이다. 인도(5월), 인도네시아(4월) 등 아시아 각국도 올해 선거가 예정돼 있다. 정정불안 조짐을 보이는 이들 국가의 선거는 결과에 따라 경제적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부도 11월 중간선거에서 국민들의 지지 여부를 재확인 받게 된다. 2월에는 '세계의 경제대통령'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바뀐다. 사상 첫 여성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에서는 각지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대화로 풀려는 시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3년 가까이 계속되는 시리아 내전을 해결하기 위한 첫 국제평화회담이 1월에 열리고 이란 핵 협상을 매듭 짓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도 이어진다. 이 같은 대화의 성공 여부는 국제 유가를 움직이는 중대 변수이기도 하다. 한편 올해는 동계올림픽(2월), 월드컵(6월)과 아시안게임(9월) 등 국제 스포츠행사가 각각 러시아 소치, 브라질과 인천에서 잇따라 열린다. 지구촌 스포츠팬들의 열기는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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