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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스토리] 한국투자신탁운용 '마이스터'

뚝심·혁신 절묘한 하모니… 명품펀드 대명사로<br>장기 트렌드 수혜산업 발굴<br>편입종목 40~50개로 압축<br>최근 3년 수익률 26% 넘어


일본은 화산과 온천 말고도 업력이 오래된 장수 기업이 많기로 유명하다. 200년 이상 된 크고 작은 회사만 3,000개가 넘고 무려 1,000살을 넘긴 여관과 떡집도 있다. '시니세(老鋪)'라고 불리는 장수 기업의 공통점은 전통과 뚝심을 기본으로 하되 고객과 시대의 입맛에 맞춰 변화하려는 혁신 DNA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매출을 위해 유행만 추종하면 '반짝 성공'은 할 수 있겠지만 원칙과 신뢰, 그 회사만의 정신을 잃을 수밖에 없는 법. 세월 앞에 장사 없다지만 세월의 무게를 전통과 혁신으로 자산 삼아 발전해온 시니세는 진정한 장인(匠人)정신의 표본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마이스터펀드도 '장인'이라는 뜻의 이름처럼 장기 트렌드에 중점을 둔 안정적인 운용으로 지난 1999년 설정 이후 최근까지 270.89%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최근 1년, 3년 수익률도 3.67%, 26.74%로 장단기 성적 모두 명품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를 운용하는 이영석 주식운용부문 상무도 2006년 이후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마이스터펀드의 선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펀드는 장기 메가 트렌드의 수혜산업을 발굴해 중장기 투자를 한다는 기본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운용시스템상 펀드포트폴리오의 70%는 운용사 모델포트폴리오(MP)를 따르고 나머지 30%를 펀드 스타일에 따라 결정한다.

이 상무는 "마이스터펀드는 모바일ㆍ스마트폰 중심의 정보기술(IT) 성장과 내수시장 확대를 투자시장을 이끌 큰 트렌드로 보고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을 발굴해 편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PC 중심의 IT시장이 모바일D램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삼성전자와 삼성SDI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종목군들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편입비중은 각각 21.24%, 6.92%다.

지난해 테마를 이뤘던 모바일게임ㆍ엔터테인먼트ㆍ화장품주에 대한 편입은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다. 일부 거품 종목도 있었던 데다 기관들의 접근이 어려울 정도로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들이 많아 쉽게 종목을 담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시총이 지나치게 작은 일부 종목은 매수는 쉬워도 차익실현을 하고 싶을 때 제때 팔지 못하는 제약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이스터펀드는 대신 해당 테마의 주요 종목보다는 그 종목군과 유사하면서 시총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종목을 선별해 대응했다. 예컨대 엔터주를 편입하는 대신 CJ CGV에 투자하는 식이다. 이 상무는 "주요 엔터주 주가가 급등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컸고 이익 안정성도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며 "이때 비슷한 비즈니스모델을 갖춘 CJ CGV 비중을 늘려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화장품군에 대해서는 유독 아쉬움을 많이 나타냈다. 이 상무는 "중저가 브랜드들이 중국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해나가는 트렌드를 간과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국내산업 지형이 화장품ㆍ음식료 등 소프트한 측면으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데 관련 산업군에 대한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시장 지배력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구조적 성장을 시도하는 내수기업에 대해서는 꾸준히 관심을 가져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장기 모멘텀에 중점을 두지만 단기 트렌드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이 관점에서 지난해 많이 담은 종목이 바로 통신주다. 통신주들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마케팅 경쟁, 요금인하 압박으로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마이스터펀드는 이 시기를 기회로 삼았다. 주가는 절대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었지만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당 평균 매출액(ARPU)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자 통신주 비중을 크게 늘린 것이다. 이 상무는 "건설ㆍ조선ㆍ화학 종목군은 글로벌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고 봐 경기민감주들의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통신주의 비중을 시장 평균 이상으로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마이스터펀드는 편입 종목을 40~50개 내외로 간결하게 가져가는 압축투자를 지향한다. 지나친 분산은 펀드 운용의 효율성이나 수익률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 상무는 "물론 분산투자한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지만 초과 수익을 위해서는 분산보다 흐름에 잘 맞는 핵심 종목에 확실히 집중투자하는 공격투자가 적합하다"며 "너무 많은 종목을 관리하면 매니저의 인지 한계로 각 종목을 충실하게 커버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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