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와 식음료는 물론 명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들이 한국 소비자만을 겨냥한 ‘코리아 온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지갑을 열 때는 깐깐한 한국 소비자에게 통하면 다른 아시아 지역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글로벌 유통 시장에서 한국이 아시아의 ‘테스트 베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증거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패션 뷰티 및 식음료 등 다양한 업종의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전용 상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뷰티업계에서는 지난 1일 올리브영이 단독 수입 판매하는 이브로쉐 ‘라즈베리 헤어 식초’가 대용량 제품을 세계 최초로 한국에 출시했다. 헤어 식초가 국내 출시 1년 만에 40만 개 판매를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자 용량은 2.6배 늘리고 가격은 45% 내린 대용량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이브로쉐 측은 한국 내 반응을 조금 더 살펴본 뒤 대용량 제품 출시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지난 17일 나이키가 전 세계 최초 스니커즈 콘셉트 매장을 홍대에 열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일반 매장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운 제품을 갖춘 것은 물론 독특한 스니커즈 액세서리 제공 및 레이저 각인 서비스를 독점으로 제공한다. 나이키는 오픈 기념으로 스니커즈 콜렉터들이 열광하는 ‘에어맥스 제로’를 단독 선발매하고 25일에는 ‘리버티 컬렉션’, 7월 1일에는 ‘삭다트’를 차례로 발매한다.
식음료 업계에서도 한국 소비자만을 위한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돌코리아는 지난달 과즙 100%로 만든 ‘돌 바나나 100% 과즙주스’를 한국에만 시판하면서 트렌디한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국내 자체 생산라인을 확장하는 한편 앞으로도 한국 고객만을 위한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감자칩으로 유명한 프링글스도 ‘프링글스 버터카라멜’ 신제품을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단독 론칭, 한국 시장 성공 여부에 따라 수출 확대를 검토 중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콧대 높은 명품 업계에서도 코리아 온리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펜디가 한국 한정판 피카부백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보석 브랜드 티파니가 60개 한정판으로 제작한 새로운 ‘티파티 키’ 제품 3종을 한국에만 내놨다. 티파니 키는 2009년 전 세계에 처음 출시된 이래 티파니의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은 컬렉션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깐깐한 취향의 한국 소비자에게 통하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한국 시장을 중요한 ‘테스트 베드’로 생각하는 해외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명품의 경우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서 유행하는 브랜드나 제품을 중국인이 눈여겨 보고 구매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한국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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