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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감세'에 맞대응하는 中

외국기업 이익금 재투자땐 면세…외자 이탈 막기나서

3016A15 中의 주요 감세 정책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대적인 감세정책에 맞서 원천과세 일시 면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의 법인세 인하 정책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커지자 이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감세정책으로 맞불 공세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2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전날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문을 통해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거둔 수익을 중국에 재투자할 경우 원천징수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 외국 기업의 수익에 대해 10%의 원천과세를 징수하고 있으며 이익금이 주식투자 등에 쓰일 경우 면세 혜택을 부여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조치를 소급 적용해 올해 발생한 이익금을 재투자하는 기업도 이미 낸 원천징수세를 다시 돌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원천징수세 면제 혜택 시점은 올해 1월1일부터이며 이미 낸 세금의 경우 3년 이내에 환급 신청을 할 수 있다. 중국 당국은 이 같은 파격적인 면세 혜택을 언제까지 시행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면세 혜택은 외국 기업이 중국 정부가 정한 투자 장려 산업에 이익금을 재투자할 때만 적용된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 당국이 지정한 첨단기술 산업을 비롯해 환경보호·금융산업 등 340여개 외국인 투자산업 지도 목록에 포함된 분야에 혜택이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부는 “외국 기업들은 중국 경제를 촉진하고 산업과 기술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번 면세 조치는 장기적으로 외국 기업들의 중국 투자를 촉진시키고 글로벌 기업과 중국 경제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외국 기업에 대한 면세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정책 성격이 짙다. 사실상 트럼프 정부의 해외 자본 유치 촉진책을 겨냥한 맞대응 조치다. 가뜩이나 중국에서 외자가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 정책으로 외국 기업들의 차이나 엑소더스가 현실화할 경우 중국 경제의 성장 탄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금융 시장에서 불안감마저 커질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작용한 셈이다.

현재 중국의 법인세율은 25%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는 영업이익에서 원천징수하고 나머지는 과표 구간에 따라 부과한다. 그동안 외국 기업 수익 가운데 증권시장 등 금융 부문에 재투자할 경우 원천징수를 면제하던 조치를 더욱 확대해 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주광야오 중국 재정부 차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의 감세가 중국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주요20개국(G20) 국가와 함께 적극적으로 미국의 감세정책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이미 5년 전부터 세제개편 작업에 나서면서 기업들의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등을 대폭 줄이는 감세 조치를 시행해왔다.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원천징수세 면세 조치도 세제 개편 조치의 연장 선상으로 해석된다.

류이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 조치가 전 세계에 감세 조치 도미노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같은 연쇄적인 글로벌 감세 조치가 각국의 재정 여력을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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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국제부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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