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사진) 경남도지사 측이 두 번째 재판에서 ‘경제적공진화모임’의 사무실이었던 경기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산채)에는 갔지만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은 못 봤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6년 11월 김 지사의 킹크랩 시연회 참석 여부는 댓글조작 공모 혐의의 최대 쟁점이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김 지사 측 변호인은 “김 지사가 경공모 산채에 방문하거나 드루킹 김동원씨에게 기사 목록을 송고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킹크랩 시연을 봤다거나 그런 내용을 알고 승인했다는 경공모 핵심 회원들의 진술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이어 “김 지사가 경공모 회원들의 댓글순위 조작을 알지 못했던 이상 그 뒤에 오사카 총영사나 센다이 총영사 등을 추천했다 해도 이를 대가관계나 선거운동이라고 볼 수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 측은 또 재판부에 “김 지사가 도정 활동을 소홀히 할 수 없으니 저녁 시간까지 재판을 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경공모나 김동원씨에게 기사를 전송해준 행위가 정치인으로서 일상적인 것인지 합리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에는 출석 의무가 없는 김 지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반면 허익범 특별검사는 이례적으로 직접 법정에 나왔다. 허 특검은 최근 특검팀 인원 중 일부가 사임의 뜻을 밝힘에 따라 불가피하게 직접 재판에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의 첫 정식 재판은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다. 해당 재판부터는 김 지사도 직접 나와야 한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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