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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 이야기]美 'U-2S' 韓 '글로벌호크'로 대체...전략정찰 국제분업 자리잡나

<79>변화하는 동북아 정찰지도
오산 'U-2S' 정찰기 오키나와 배치
남중국해서 中 감시용으로 투입
韓·日 '글로벌 호크'로 北·러 담당
운용비 등 전액 한국이 부담하는데
미군 1차 정보 원천공유 제안 논란
수용땐 "글로벌 호구" 비판 불보듯

[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 이야기]美 'U-2S' 韓 '글로벌호크'로 대체...전략정찰 국제분업 자리잡나
오는 5월 1차 인도분 2대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4대가 도입될 글로벌 호크 고고도 무인정찰기. 첩보위성에 버금가는 고고도무인정찰기인 한국군 글로벌호크는 주한 미공군이 운용하던 U-2 정찰기의 임무를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미 공군 홈페이지

한반도의 전략 정찰 지도가 변하고 있다. 일단 주한 미 공군이 오산 기지에서 운용하던 U-2S 드래곤 레이디 정찰기가 뒤로 빠졌다. 언제든지 재배치될 수 있다지만 오키나와 가네다 기지에서 한국까지 전개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들고 절차도 복잡하다. 미 공군이 운용하던 U-2S의 공백은 한국 공군에 오는 5월부터 인도될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오키나와 또는 괌에서 운용될 U-2S는 주로 남중국해 감시 등을 맡는다. 다만 필요시 한국과 일본으로 전개하는 등 미군은 배치·운용의 유연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유인정찰기 재배치에 따라 한국의 역할도 커질 수밖에 없게 생겼다. 정찰위성과 글로벌호크 무인기 및 유인정찰기 추가 도입이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남았다. 미국은 한국 공군의 글로벌호크가 수집하는 정보의 원천적 공유를 요구, 한미 군 당국 간에 논란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도입되는 정찰자산의 구매와 운용비는 한국이 부담하고 정보는 미국과 공유하는 시스템을 과연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정찰 능력 약화 우려=군 당국은 미 공군의 U-2S 정찰기가 국내에 없어도 대북 감시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중삼중의 정찰자산을 갖고 있어 하나가 빠져도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의문의 여지가 없지 않다. 미국의 대북 정찰자산은 군사위성과 스텔스 무인정찰기, U-2S 등 3층 구조지만 스텔스 무인정찰기는 한 번도 배치가 확인된 적이 없다. 결국 정찰위성과 U-2S 정찰기 가운데 하나가 빠지고 하나만 남은 셈이다. 한미 양국은 미국의 정찰자산이 획득한 정보를 주로 활용하고 한국군이 백두·금강 정찰기를 통해 획득한 정보를 보조로 활용해왔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따라 지난해 5월 이후 한국 상공에 나타나지 않았던 미 공군의 RC-135W 리벳 조인트 정찰기가 지난 5일 10개월 만에 3만1,000피트 높이로 한국 상공을 비행한 것도 U-2S 정찰기의 공백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RC-135W 정찰기는 신호 정보를 전문적으로 채집 분석하는 전자정찰기로 일본 상공에서도 한반도 전역의 통신 및 감청은 물론 발신지 추적까지 가능하다. 주한 미 육군이 감청에 주로 투입하는 RC-12X 정찰기는 오히려 두배인 10대로 늘렸다는 점도 U-2S 정찰기 후선 배치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분석이 필요한 대목이다.

[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 이야기]美 'U-2S' 韓 '글로벌호크'로 대체...전략정찰 국제분업 자리잡나
이륙 대기 중인 글로벌 호크 무인정찰기와 착륙하는 U-2 정찰기. 지난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 빌 공군기지에서 촬영된 이 장면이 마치 한국에서 두 기종의 운용을 예고하는 것 같이 보인다./사진= 위키미디어

◇한국군 글로벌호크 역할 커진다=미군의 U-2S 정찰기가 남중국해 감시에 주로 투입될 경우 공백은 5월부터 도입될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가 대신할 수 있다. 외관상 글로벌호크의 특징은 두 가지. 프로펠러가 없으며 무인기치고는 덩치가 크다. 길이와 높이가 F-16 전투기와 비슷하고 날개 폭은 훨씬 길다. 큰 만큼 연료를 많이 싣고 높게 오래 난다. 대공미사일이 도달하지 못하는 고도에서 38∼42시간 동안 비행하며 작전반경은 3,000㎞를 정찰, 촬영할 수 있다. 적외선 탐지 장비 등으로 지상의 30㎝ 크기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어 첩보위성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한국군 글로벌호크의 성능이 미군에 비해 떨어지는 점도 없지 않다. 적의 무선통신이나 전파를 수집해 적 기지의 위치를 파악하는 전자전지원장치(ESM) 가운데 감청장비인 SIGINT는 미국의 수출 승인이 나지 않아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은 2020년까지 국내 기술로 SIGINT 감청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지만 불투명하다. 신형 백두 정찰기도 국내 개발 감시 장비에 대한 신뢰성 검증이 지연된 통에 계획보다 3년 이상 늦은 지난해 11월에야 가까스로 공군에 인도됐다. 국내 개발 기술의 속도와 신뢰도가 글로벌호크의 성능을 제약할지 주목된다. 설명 국내에서 기술을 개발해도 우리 뜻대로 글로벌호크를 개량할 수 있는지도 불명확하다. 전투기의 전례에 비추면 불가능하다.

◇‘미군과 100% 정보 공유’ 논란=한반도의 정찰자산 재구성이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다른 변수 하나가 불거졌다. 한국군 글로벌호크가 획득하는 정보를 미군이 원천적으로 공유하자고 제의해 논란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여기에 부정적이다. 어느 나라든 고유 자산으로 획득한 정보를 우방이라도 원천 제공하지 않는 관례에 벗어나기 때문이다. 미군도 각종 정보자산으로 획득한 원천 정보를 독자적으로 가공한 뒤 우방에 선별적으로 제공한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유럽 국가 등 미국의 모든 동맹국 중에 예외가 없다.

한국군이 글로벌호크 정찰기의 운용과 정보 분석, 활용을 어떻게 할지 아직 미확정이나 시기가 머지않았다. 연말까지 도입될 글로벌호크 4대의 1차 인도분 2대가 올 5월 들어온다. 과연 ‘도입과 운용 비용은 한국이 내고 그 과실은 미국도 가져가는 시스템’이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반대하는 측에서는 1차 정보의 원천 공유가 자리 잡으면 정찰위성과 휴민트 등 요구 대상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다. 거꾸로 군 일각에서는 ‘미군의 선진적인 운용 및 분석 능력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분석부터 함께 못할 것도 없다’는 주장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다만 이 경우 ‘글로벌호크를 도입하며 글로벌 호구가 됐다’는 사회적 비판 여론이 예상된다. 군으로서는 부담 요인이다.

◇일본 글로벌호크도 변수=일본이 한국보다 조금 늦은 시기에 도입, 운용할 글로벌호크도 변수로 꼽힌다. 한국에 수출되는 글로벌호크와 성능이 동일한지 여부, 미군과의 정보 공유 시스템이 관심사다. 한국과 일본 어느 한쪽이든 미군의 요구를 수용하면 남은 한쪽은 따르지 않을 수 없고 표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미군은 오키나와나 괌에서 U-2S 정찰기로 중국을, 한국과 일본은 글로벌호크로 북한과 러시아를 각각 감시하는 국제 분업이 가능하다. 미국으로서는 돈을 가장 적게 들이면서도 감시망은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구도다. 각국이 보유한 정찰자산으로 획득한 정보를 미국에 있는 그대로 제공한다는 전제도 이런 구도에서 추진되고 있다.

◇추가 도입 가능성도=일단 우리 군의 정찰자산 추가 도입 수요가 다가온다. 1차 금강·백두사업으로 도입된 정찰기들의 수명 연한이 목전이어서 신형 백두 정찰기 추가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도 정찰 자산을 증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 시절 미 의회 청문회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진전되더라도) 검증 역량 강화를 위해 미군이 더 많은 감시·정찰자산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자국의 안보에 대한 지출은 스스로 감당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본 입장에 비춰 미국의 동맹국들에는 보다 많은 구매 요구 목록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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