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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심플휴먼의 극단적 조치

고급 가정용품 제조업체 심플휴먼은 제품 테스트를 매우 신중하게 진행한다. 이런 집착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캘리포니아 토런스 Torrance에 위치한 큰 창고 뒤편에서, 가정용품 제조업체 심플휴먼 Simplehuman 엔지니어들이 음성인식 쓰레기통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목표는 음파를 통해 음성인식 기술의 신뢰도를 실험하는 것이다.

몇 시간 동안 로봇 음성으로 “쓰레기통 열어”라는 명령을 10초마다 반복한다. 그렇게 하면, 중간에 위치한 4개 쓰레기통 뚜껑이 10초마다 열렸다 닫힌다. 이 실험은 몇 시간 동안 계속된다. 쓰레기통 뚜껑에 단 하나의 문제라도 없는지 엔지니어들이 분석할 수 있도록, 카메라가 영상을 촬영한다.

심플휴먼의 CEO 프랭크 양 Frank Yang은 “우리가 정말 큰 소리로 명령하기 시작하면, 아마 쓰레기통 중 1개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용히 말한다.

멋진 액체비누 디스펜서와 고성능 거울, 디스크 장 등을 선보여 ’가정용품 업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심플휴먼은 헌신적인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작년 매출은 15% 증가해 2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심플휴먼은 각축이 치열한 주방 및 화장실 용품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일례로, 러버메이드 Rubbermaid와 해밀턴 비치 Hamilton Beach는 더 저렴한 쓰레기통을 선보이고 있고, 콘에어 Conair와 아이홈 iHome 역시 기술이 탑재된 거울을 생산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업 NPD 그룹의 애널리스트 조 데로초스키 Joe Derochowski는 심플휴먼이 제품에 추가한 약간의 그 무언가가 기업을 차별화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267억 달러 규모의 가정용품 시장이 지난해 기록한 성장률 5.9%는 저가 제품이 아니라 대부분 고급 가정용품이 주도했다.

데로초스키는 “거울이나 쓰레기통 같은 간단한 제품을 어떻게 바라보고, 혁신하고, 훌륭한 마케팅으로 포장해 판매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설명한다.

설립자 겸 CEO 프랭크 양이 이끄는 심플휴먼은 멋진 디자인의 제품들 덕분에 종종 ‘가정용품의 애플’로 불린다. 사진=포춘US




심플휴먼의 슬로건은 ‘효율적인 삶을 위한 도구’이다. 지난 봄, 양과 직원 100명은 새 사무실로 이사를 마쳤다. 양은 이 곳을 “혁신 제품을 만들기 위한 도구”라 부른다. 실내 농구장이 갖춰진 오픈된 공간이다(양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농구를 하곤 한다). 심플휴먼이 제품을 테스트 하고, 차별성을 불어넣는 실험실도 있다.

쓰레기통을 여닫는 실험을 하는 주변은 폼 패드로 벽을 둘러싼 방음 공간이다. 양이 문을 열자, 에드 시런 Ed Sheeran의 노래 ’셰이프 오브 유 Shape of You‘가 크게 흘러나온다.



2명의 기술자가 심플휴먼의 최신 제품에 부착된 스피커를 테스트 중이다. 고성능 오디오를 탑재한 이 거울은 4월 출시 예정이다. 5배 확대경과 각각 다른 조명 옵션(낮에는 차가운 색깔, 저녁에는 따뜻한 색깔의 조명이 켜진다)을 갖추고 있어 화장에 최적화돼 있다. 하단에는 고객들을 위한 추가 기능도 있다. 바로 에드 시런 같은 그래미상 수상 가수들도 만족할 만한 고음질의 블루투스 스피커다.

양은 “나는 약간 오디오광이다. 그래서 21차례나 사운드 보정을 했다. 17번 한 후에야, 음질이 괜찮아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심플휴먼의 스태프는 거울과 이 거울의 조명을 개발하는 데 8,000시간 이상을 투자했다. 조명이 거울 둘레에 고르게 투사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스위치를 누르지 않고, 손가락으로 터치만 해도 불이 켜진다. 다른 방에는, 현미경처럼 생긴 장치가 있다. 이 기기는 거울의 반사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그 표면에 선을 투영한다. 직선으로 보이면 거울 성능이 좋은 것이고, 곡선으로 보이면 성능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5월 중 출시될 2번째 버전 거울은 구글 어시스턴트 Google Assistant와 결합한 제품으로, 명령에 따라 정보를 제공하는 음성인식 기능이 추가됐다. 심플휴먼이 스마트 스피커 아마존 에코 Amazon Echo같은 최신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사례다. 그러면서도 디자인 철학에 충실하다.

양은 19년 전 아버지에게서 20만 달러를 빌려 심플휴먼을 시작했다. 부친은 저장장치 제조 기업을 설립한 대만 출신 이민자다. 양은 “4년간 아버지와 일을 했는데 정말 지루했다”고 토로한다.

양은 직접 시제품을 만든다. 신제품을 베낀 짝퉁 제품을 아시아 공장에서 발주 제작하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기업들은 다들 그렇게 한다. 그의 심플휴먼은 2013년부터 3D프린터를, 2016년부터 회로 기판 프린터를 보유하고 있다. 아직도 그는 그 옆을 지날 때마다 들뜬다.

양은 “아이폰과 비슷한 원리다. 더 강력한 배터리를 어떻게 장착할 것인가? 결국 다른 부품들을 더 작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완제품은 저절로 작아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웃으면서 “완제품을 작게 만들지 않더라도, 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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