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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영화지만...관객 지지로 흥행"

■'기생충' 제작한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2017년말 시나리오 받아...재미·서사 속도감 등에 반해

'칸영화제' 반응 너무 뜨거워 상 하나는 받겠구나 생각

영화 ‘기생충’의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열린 뤼미에르 대극장.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기생충’이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호명되자 힘껏 포옹하는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의 옆에서 손뼉이 터질 듯 뜨겁게 박수를 보내는 한 여성이 있었다. 봉 감독, 송강호와 함께 시상식 무대에 올라 수상의 감격을 만끽하기도 한 그는 ‘기생충’의 제작자 곽신애(51·사진) 바른손이앤에이 대표였다.

하지만 칸영화제 최고상 수상은 영광의 전초전에 불과했다. ‘기생충’은 예술영화의 본산인 칸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영화는 난해하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보란 듯이 깨부수며 개봉 2주 만에 850만에 가까운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 1994년 영화잡지 ‘키노’의 창간 멤버로 충무로에 첫발을 디딘 이래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이한 곽 대표를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바른손이앤에이 사무실에서 만났다.

곽 대표는 “영화를 보고 나서 ‘재미는 있으나 불편하다’고 느끼는 관객들도 ‘기생충’의 문제의식을 적극적으로 해석해준 덕분에 지금과 같은 흥행이 가능했다”며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팝콘을 먹으면서 관람한 다음 극장을 나서는 순간 잊히는 영화가 아니라 끊임없이 이야기를 곱씹게 하는 작품이라는 점에 관객들이 응원을 보내주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보름 남짓 지났을 뿐이지만 벌써 오래전의 일처럼 여겨지는 칸영화제의 추억도 들려줬다. 곽 대표는 “작품의 공식상영 이전과 이후에 제작진이 느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며 “상영을 한 다음 날 감독·배우들과 함께 칸의 거리를 걷는데 ‘기생충’을 본 세계 각국의 영화인들이 달려와서 ‘너무 좋았다, 사인 좀 해달라’며 열광을 하더라”고 돌이켰다. 그는 “이 정도 분위기라면 뭐가 됐든 상 하나는 받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반응이 그렇게 좋은데 아무것도 못 받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래저래 복이 넝쿨째 굴러 들어왔다. 올 상반기에 운수가 대통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영화 ‘기생충’의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키노’의 기자를 거쳐 LJ필름·신씨네 등에서 마케팅을 배운 곽 대표는 2015년부터 바른손이앤에이를 이끌고 있다. 봉 감독과 작품을 통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곽 대표는 “2017년 말에 ‘기생충’ 시나리오의 완고를 받았다”며 “너무 재밌으면서도 굉장히 슬픈 이야기였고 서사의 속도감도 대단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송강호가 연기한 기택이 물에 잠긴 반지하 방에서 물건들을 챙겨 나오면서 힐끗 뒤를 돌아보는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며 “촬영 현장에서 작은 모니터로 봤을 때는 잘 보이지 않았던 연기의 깊이와 뉘앙스가 큰 스크린에서 펼쳐질 때 경이로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이 영화는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할 작품이라는 뜻이다. 아직 못 보신 관객들은 어서 스크린으로 달려가시라”라고 슬쩍 한 마디를 덧붙일 때는 ‘천생 제작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곽 대표의 가족은 ‘영화인 패밀리’로도 유명하다. 그의 친오빠는 ‘친구’ ‘극비수사’ 등을 연출한 곽경택 감독이며 남편은 ‘사랑니’ ‘은교’ 등을 만든 정지우 감독이다. 곽 대표는 “오빠는 ‘20년 이상을 영화에 오롯이 헌신한 인생이 이제야 보상을 받은 것 같다’며 축하해줬고 남편은 이번 일로 교만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며 “과거를 축하해주는 오빠와 미래를 다독여주는 남편 사이에서 진정으로 행복했다”고 전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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