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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금리역전'에 경기하강 우려 확산...현금 비중 늘려나갈때

[머니+ 글로벌 포트폴리오 가이드]

방어적 투자전략을 준비하자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안전한 단기채·MMF 늘려 위험 회피·투자 기회 대비해야

주식 축소·채권 자산 확대로 리스크 줄이는 포트폴리오를

신흥국이 충격에 더 취약...선진국 자산에 관심 이동 필요





최근 미국 국채의 장단기금리 역전현상이 나타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한층 높아졌다. 이번 금리역전은 정말 글로벌 경제의 침체를 불러오게 될 불길한 징조일까. 경기침체에 대해서는 다양한 수식어들이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표현하곤 한다. ‘언제 올지는 알 수 없지만 온다는 것만은 확실한 것’. 금리역전 그 자체가 직접적으로 경기침체를 가리키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그보다는 금리역전이 의미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시장에 경기변동이 존재한다는 점과 그 진폭이 의외로 크다는 것에 대한 명료한 직관일 것이다.

과거 한때 경제학자들은 시장이 합리적이라 믿던 시절이 있었다. 아담 스미스로부터 시작된 고전학파 경제학에서는 시장을 경제주체들이 모든 정보를 합리적으로 공유하는 공간으로 파악했다. 이러한 시장에서는 생산과 소비가 합리적으로 조정되기 때문에 경제는 늘 장기적으로 일반균형 상태를 벗어나지 않게 된다. 마찬가지로 노동의 공급과 수요 역시 가격변수에 의해 능동적으로 조정되기 때문에 시장원리가 작동하는 경제에서는 비자발적 실업이란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시장의 이러한 속성은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유명한 비유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문제는 자본주의가 성숙해가면서 시장에 대한 고전학파의 이러한 인식이 지나치게 이론적이고 이상적이라는 한계를 계속 노출해왔다는 점이다. 고전학파들의 예언과 달리 경제는 수시로 균형상태를 이탈해 버블로 치닫거나 공황에 빠지는 모습을 지난 수 백 년간 보여왔다. 이와 관련해 고전학파와 대립적 위치에 있던 케인즈는 시장참여자들은 합리적이지 못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은 이러한 비합리성을 더욱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한계 때문에 시장에서는 언제나 과잉생산과 총수요의 부족이 발생할 위험이 상존하게 된다.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을 조정해주기 위해 케인즈학파의 이론에서는 정부가 거시정책을 통해 일상적으로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고전학파와 케인즈학파 사이의 논쟁은 현재에도 진행 중이다. 두 진영 사이의 논쟁이 이렇게 오래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두 진영 중 어느 한쪽이 일방적인 우위를 차지하지는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자본주의가 계속해서 발전해왔다는 점에서 시장이 장기적으로 균형에 수렴한다는 고전학파의 주장은 분명 설득력이 있다. 다만 이 과정에 수시로 균형을 이탈한다는 점 역시 우리가 경험하는 엄연한 현실이다.

장단기 금리역전은 누가 뭐라고 해도 경기하강에 대한 강력한 시그널이다. 일반적으로 장기금리를 단기금리가 따라잡으면서 금리역전은 발생하게 되고 이후 경기는 둔화되고 자산가격은 하락하는 현상이 거의 예외 없이 관찰되었다. 이번엔 다르다고 주장하기 보다는 시장약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방어적 투자전략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자의 태도일 것이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약세장에 대한 가장 우선적 대응은 무엇보다 현금비중을 확대하는 것이다. 현금은 시장에 존재하는 어떤 안전자산보다도 안전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대체로 단기채, MMF등을 이러한 현금성 자산으로 분류한다. 현금비중 확대전략은 시장하락의 위험을 회피한다는 기능도 있지만 향후 투자기회가 도래했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두 번째 단계는 주식 대비 채권형 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흔히 주식을 대표적 위험자산으로 표현하곤 하는데 여기서 위험자산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은 가격변동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이다. 급등도 가능하지만 급락도 가능하고 이 점에서 안전자산과 대조적이다. 최근 수 년간 글로벌 증시는 하락보다 상승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왔지만 향후에는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경기둔화가 뚜렷해지고 기업이익이 위축된다면 이는 증시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의 비중을 줄이는 방법으로 이러한 리스크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방어적 전략을 위한 세 번째 단계는 포트폴리오 내 선진국 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이는 선진국 주식, 채권, 혹은 미국달러의 비중을 높여야 함을 의미한다. 상식적인 얘기겠지만 글로벌 경기가 약세로 돌아설 때 그 충격은 선진국보다 신흥국에서 더 우선적으로 그리고 더 크게 나타난다. 신흥국 자산시장은 스스로의 취약함에 의해서도 하락하겠지만 개방경제 하에서 외국인투자자의 이탈에 의해서 더 큰 타격을 받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신흥국 통화의 약세와 미국달러의 강세로 이어지게 된다. 신흥국 자산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하반기 시장을 너무 비관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사실 비관론과 긍정론은 상호 분리된 개념은 아니다. 앞서 경기의 등락이 일상적으로 반복되어 왔다는 점을 언급했듯 자산가격 역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모습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시장이 영원히 상승만 이어갈 수 없다는 점에서 하락에 대비하는 자세도 중요하고 이번 하락이 끝나면 다시 한번 투자에 적당한 시점이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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