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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파월, 뚜렷한 신호 안 줬는데…‘최대 30% 관세’ 무역쇼크가 몰려온다

파월 잭슨홀미팅 발언 시장기대 못 미쳐

트럼프 “연준과 시 주석, 누가 더 큰 적이냐?”

美, 中 보복관세에 5%포인트 관세 추가인상

"미국 기업들 본국으로 돌아오라" 주문도

무역전쟁에 연준 실망감 겹쳐 증시 3% 폭락

경기침체 우려 커지는데 한국 정부 대응우려

23일(현지시간) 오전10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미팅 연설이 있었습니다. 시장의 관심은 그가 금리인하에 대한 신호를 얼마나 줄 것이냐에 쏠렸죠. 결론은 ‘실망’이었습니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하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점을 드러내긴 했지만 얼마나 공격적으로 할지는 힌트를 주지 않았고 지난 번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의 시각인 ‘중간 사이클(mid-cycle)’ 금리조정을 뒤집는 발언도 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한 이유입니다.

사면초가에 빠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EPA연합뉴스




“경기확장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

이날 미 경제방송 CNBC는 “파월 의장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밝혔던 중간-사이클 조정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추가적인 완화에 대한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앞서 말씀드린 대로 일각에서는 중간 사이클 조정을 뒤집는 수준의 발언을 원했습니다). 마이클 아론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 최고 투자전략가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다음 몇 달 동안 상당한 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날 파월 의장은 글로벌 성장둔화와 불확실성을 거론하면서 “경기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것만 보면 금리인하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하지만 이 얘기는 올 들어 계속 해오던 것입니다. 과거와 같다면 보다 명확하고 공격적인 금리인하 신호가 아닌 셈입니다.

비둘기(통화완화)적인 것 같지 않다고 보는 이유는 더 있습니다. 그는 “통화정책이 소비심리와 기업투자 등을 지지하는 강력한 수단이지만 그것이 국제무역을 위한 확립된 규칙서를 제공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쉽게 말해 무역전쟁에서 오는 문제를 금리인하로 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말입니다. 좀더 직설적으로 풀면 트럼프가 잘못한 것을 연준이 뒤치다꺼리하기 힘들다는 얘기죠. 그러면서 미국 경제에 대해 “우호적인 위치에 있다. 전반적으로 계속 잘 해왔다”고 평가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미국 경제가 좋다는 것이죠. 미국 실물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실물 경제가 좋기 때문입니다. 경제가 좋은데 금리를 내릴까요? 이안 린젠 미국 금리 전략가가 “파월 발언은 처음에는 비둘기파적으로 들렸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나 기자회견, 의사록보다 더 비둘기파적이지 않았다”고 한 까닭입니다.

연준에 단단히 화가 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P연합뉴스


“연준과 중국 누가 더 큰 적이냐”

파월 의장의 발언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서도 드러납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평소와 같이 연준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매우 강한 달러와 매우 약한 연준을 갖고 있다. 나는 두 가지 모두와 함께 훌륭하게 일할 것이고 미국은 훌륭히 해낼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여기까지는 평소와 크게 다를 게 없습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유일한 질문은 제이 파월과 시 주석 중에 누가 우리의 더 큰 적(enemy)인가? 하는 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이보다 앞서 중국이 미국산 제품 750억달러어치에 대해 추가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중국과는 무역전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적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만 이제는 연준까지 적이라고 한 것이죠. 그만큼 트럼프가 원하는 명백한 금리인하 신호를 주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중국만큼 나쁜 미국의 적이라고 비난하면서 전례 없는 공격을 했다”며 이 트윗은 파월 의장이 무역전쟁과 미국 경기에 대해 발언한 지 몇 분 뒤에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무역전쟁 공포와 파월 의장에 대한 실망감에 이날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2~3%가량 폭락했다.


파국으로 가는 미중 무역전쟁…경기침체 빨라지나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중국의 보복관세에 트럼프 대통령이 맞불을 놓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관세를 5%포인트씩 올리기로 한 건데요, 기존에 25%를 부과하고 있던 중국산 수입품 2,500억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10월1일부터 30%로 올리고, 나머지 3,000억달러도 앞서 제시한 9월과 12월15일부터 관세를 5%포인트식 올려 15%를 매기겠다고 한 것입니다. 무역전쟁 확대와 파월 의장에 대한 실망감에 이날 2년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또 역전됐습니다. 3일 연속이고 2주 새 4번째입니다. 이 같은 불안감을 반영해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23.34포인트(2.37%) 급락한 25,628.90에 마감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75.84포인트(2.59%) 떨어진 2,847.11, 나스닥은 239.62포인트(3.00%) 폭락한 7,751.77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대로라면 글로벌 경기침체가 생각보다 더 빨리 찾아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파월 의장 입장에서는 무역전쟁 확대로 다음달 금리인하에 대한 근거가 하나 추가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경기방어를 위해 나서겠죠. “중국의 대안을 찾아라. 기업들은 미국으로 돌아오라”고 한 것은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섬뜩한 소리입니다. 우리나라가 중국에 중간재 수출을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미국에 제품을 수출합니다.

특히 “기업들은 미국에 돌아오라”고 한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이를 뒤집으면 “미국에서 장사하려면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하는 것과 같은 까닭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서 물건을 팔려면 공장을 더 해외에 지어야 하겠죠.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부터 이런 흐름이 강해졌는데 앞으로 더 뚜렷해질 수 있을 듯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과 한일정보교류협정(GSOMIA)을 파기한 우리나라는 엎친 데 덮친 꼴입니다. 경제정책에 획기적인 전환이 없다면, 글쎄요 한국 경제 두렵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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