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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불안사회] 걱정 많은 현대인, 급진주의에 물들다

■에른스트 디터 란터만 지음, 책세상 펴냄





독일은 세계에서 난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이는 나라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독일 곳곳에서는 난민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난민을 겨냥한 극우 테러가 600건에 달했고, 극우 성향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반난민 정서를 바탕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제주도에 500명이 넘는 예멘인들이 입국하면서 난민에 대한 거부 반응이 이어졌다. 이 같은 외국인 혐오의 배경에는 ‘불안’이 있다. 삶이 계속 악화할 것이라는 불안함이 커지면서, 다른 나라에서 불쑥 침입한 외국인이 문제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신간 ‘불안사회’는 독일의 사회심리학자 에른스트 디터 란터만이 불안한 현대사회의 급진적·광신적 경향을 분석하고 그 심리적 공통점을 탐구한 책이다. 란터만은 현대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예측 불가능해지면서 불안을 야기했고, 결국 이는 급진주의와 광신주의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무력감이 늘면서 불안감 역시 커졌다. 인간의 본질적 욕구 중 하나는 안전 추구다. 확실한 것과 안전함을 추구하는 기본적인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나타난 것이 급진적이고 광신적인 태도였다. 자신의 안정적인 삶을 파괴하는 원인으로 특정 대상을 지목한 후, 거기에 분노와 복수심을 쏟아붓는 것이다.



저자는 외국인 혐오뿐 아니라 피트니스 중독, 급진적인 비건 채식주의, 출입제한 공동체 등도 급진주의와 광신주의의 구체적 현상으로 꼽는다. 몸은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인 만큼 피트니스나 급진적인 채식주의를 통해 통제를 원하는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책은 불안에 대한 사회와 개인 사이의 심리적 연관성을 다양하고 친근한 사례에 집중해 다뤘다. 사회심리학자의 저서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어렵지 않게 다가오는 이유다. 한국 사회도 극심한 불안 속 급진적인 주장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만큼 이 책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도 크다. 저자는 사회의 불안을 개인의 자유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긍정적인 계기로 삼아 성숙한 시민 사회를 발전시켜 나가자고 책을 마무리한다. “시민사회의 헌신을 통해 이해와 상호지원, 연대와 공정함에 의해 뒷받침되는 품위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계속되는 한”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광신주의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1만3,8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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