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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게토레이는 어떻게 스포츠음료 전쟁에서 승리했을까





땀 뻘뻘 흘리며 운동한 날 괜히 찾게 되는 이 음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스포츠음료 게토레이죠. 게토레이는 1965년 개발돼 지금까지 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음료입니다. 게토레이는 미국 한 대학교의 풋볼팀을 위해 만들어진 전용 음료수였죠. 게토레이를 마신 선수들과 경기를 치른 상대 팀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에겐 게토레이가 없었고, 그게 승부를 갈랐다.” 게토레이는 이후 등장한 파워에이드, 비타민 음료와 경쟁하며 한때 주춤하기도 했지만, 당당히 재도약해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는 중입니다. 게토레이는 어떻게 스포츠음료 전쟁에서 승리했을까요.

1965년 여름, 플로리다 대학교 풋볼팀 게이터스(Gators)의 코치에게는 큰 고민이 있었습니다. 게이터스 선수들이 혹독한 훈련과 경기로 고생 중이었거든요. 선수들은 열사병을 앓거나 심각한 체중 감소로 체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상태였죠. 드웨인 더글라스 코치는 같은 학교 의과대 부교수 로버트 케이드 박사를 찾아가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케이드 박사와 동료 의사들은 선수들이 땀으로 잃는 손실을 대체하고 활력을 불어넣어 줄 음료를 개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들은 체내에 빠르게 흡수될 수 있는 혼합액에 약간의 레몬 주스로 단맛을 낸 음료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게 바로 이 게토레이입니다. 음료수 하나가 얼마나 큰 효과가 있겠냐고요? 놀랍게도 게토레이가 가져다준 효과는 엄청났습니다. 음료를 마시기 시작한 바로 다음 해인 1966년 게이터스는 역대 최고 성적을 냈습니다. 시즌을 8승 2패로 마친 건 물론이고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승리를 거뒀습니다. 상대 팀 감독마저 게토레이를 탐냈을 정도입니다.



게이터스의 활약으로 모든 미식축구 팀에서는 게토레이를 탐내게 됐습니다. 1967년 스토클리밴캠프가 게토레이의 생산과 판매 라이선스를 매입했고 게토레이는 상업화돼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게토레이가 본격적으로 성장한 건 2001년부터입니다. 2001년 게토레이의 모회사를 인수한 펩시코는 기존 제품 외에도 새로운 향미를 내는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하며 게토레이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했습니다. 게토레이는 미식축구팀을 위한 음료에서 대중적 소프트드링크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2006년 게토레이는 80억 달러 상당의 미국 스포츠음료 시장에서 점유율 80%를 차지하며 위상을 자랑했습니다. 스포츠음료 하면 게토레이를 떠올릴 만하죠?

그러나 이런 게토레이에게도 위기의 순간은 있었습니다. 2008년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며 매출이 빠른 속도로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코카콜라가 출시한 파워에이드가 시장점유율을 높이며 게토레이의 입지는 작아졌습니다. 펩시코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변화에 착수했습니다. 게토레이의 가격을 인하하며 파워에이드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기도 하고 로고와 포장 디자인을 바꾸기도 했죠. 상호가 부각되던 기존 디자인과 다르게 알파벳 ‘G’를 강조하며 현대적인 감각을 살리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단순한 가격 경쟁과 디자인 변경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변화가 아니었던 거죠.





게토레이는 ‘파괴적 혁신’ 대신 ‘점진적 혁신’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먼저 주요 고객층을 파악하고 이 충성 고객을 상대로 심도 있는 마케팅을 진행했습니다. 게토레이의 주요 고객층은 두 개 층으로 나뉘었는데, 하나는 승부욕 강한 10대 선수들이고 나머지 하나는 마라톤이나 철인3종경기와 같은 종목의 나이가 있는 선수들이었습니다. 게토레이는 이 두 고객층을 모두 포함하는 ‘전문 운동선수들’을 겨냥했습니다. 또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연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품군을 확장하기까지 했습니다. 음료만 판매했던 기존과는 다르게 운동 전 먹을 수 있는 젤리나 에너지바, 운동 후 마실 단백질 스무디나 셰이크 같은 제품군을 만들기 시작한 거죠. 또 편의점이나 대형 마트에서만 제품들을 유통했던 기존과 다르게 제품들을 전문 운동선수들이 가는 유통점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완벽한 경기를 위한 제안’이라는 구호에 걸맞게 제품 카테고리와 유통방식을 변경한 거죠.



결과는 대성공. 브랜드 정체성을 전부 바꾸는 대신 자신들의 강점을 파악하고 고객층에게 더 깊게 다가갈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게토레이는 2015년 45억 달러까지 내려갔던 매출을 56억 달러로 끌어올리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이후로도 이용자의 전해질 농도를 측정해주는 실리콘 패치를 일반 소비자에게 공개하고 수분 섭취량을 측정하는 스마트 뚜껑을 개발하며 단순한 기능성 음료 역할을 넘어서 운동에 특화된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게토레이는 매일 같이 수많은 경쟁제품이 쏟아지는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1등 스포츠음료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게토레이가 스포츠음료 전쟁에서 승리한 이유는 브랜드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충성고객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게토레이는 어떤 제품들을 선보이며 우리를 놀라게 할까요. 1등 스포츠음료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공지유 인턴기자 nouga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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